불안 구슬을 잘 보살피는 우리 가족의 비법
지난주에 함께 읽었던 <불안 구슬> 이야기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했습니다. 꿈쟁이들은 빨리 주말 숙제부터 확인하자며 분주한 월요일 아침을 맞은 교사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성화를 부립니다. 기대에 찬 눈망울을 마주하니 미룰 수가 없습니다.
"오늘 선생님이랑 할 게 많은데... 그래도 일단 친구들 이야기부터 들어볼까?"
"네!"
이름을 보여주지 않고 무작위로 숙제를 골라서 실물화상기로 화면에 공유합니다. "누구야? 00인가?" 여기저기서 소란스러움도 잠시, 친구들의 비법이 궁금한 아이들이 알아서 집중합니다. 한 명 한 명 가족들의 불안 구슬 다스리는 비법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쏟아졌습니다.
음악 듣기, 기도하기, 명상하기, 다른 생각하기, 책 읽기, 멍 때리기, 친구랑 놀기, 혼자 있기, 잠 자기, 기분 좋은 생각 하기, 심호흡하기, 걱정인형에게 말하기, 하고 싶은 거 하기, 게임하기, 먹기, 재밌는 영상 보기, 가족들 안아주기, 따뜻한 차 마시기, 강아지 만지기, 그림 그리기, 핸드폰 하기, 하늘 보기, 침대에 누워있기, 해결책 찾기, 자신이 주인공 되는 상상하기, '사랑해'라고 말하기, 캠핑하기, 청소하기, 운동하기, 친구와 수다 떨기, 요리하기, 산책하기... 등 등
모든 친구의 비법을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보고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어요?"
"비슷한 내용이 많아요."
"엄마나 아빠랑 같이 있는 게 좋다는 친구들이 많아요."
"사람마다 걱정되는 마음을 해결하는 방법이 다양해요."
"진짜 비슷한 내용도 많지만 걱정될 때 하는 행동이 다양하네요. 그걸 직접 부딪히는 사람도 있고 잠을 자거나 딴생각을 하면서 잊어버리려는 사람도 있네요. 왜 이렇게 다를까요?"
"걱정이 종류가 달라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고. 그래서 해결할 수 있는 건 자기가 하면 되는데 안 되는 건 어차피 못하니까 다른 거 하면서 잊어버리는 게 좋은 거 아니에요?"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소크라테스의 선문답처럼 아이들이 술술 생각을 풀어나갑니다. 정말 멋진 아이들이죠!^^ 어려운 이야기도 아이들은 쉽게 풀어나가는 재주가 있습니다. 각자의 비법에 옳고 그름은 없습니다. 정해진 답도 없지요. 그래서 서로의 교집합을 확인하면 반갑고, 다름을 확인하면서 배움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오늘도 꿈뜰에서는 각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교실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조금씩 이루어갑니다.
각자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는 법을 공유하면서
내 마음과 친구의 마음을 함께 들여다보고
배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길 바랍니다.
"그럼 우리 반에서 가장 많이 나온 비법 3가지만 찾아볼까?"
가족(엄마나 아빠)랑 껴안기
잠자거나 쉬기
다른 일 하기(게임, 책 읽기, 음악 듣기, 친구랑 놀기 등)
이 3가지 중에서도 단연 첫 번째 가족과 껴안기가 많았습니다. 가족이 주는 사랑과 안정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라는 걸 우리 아이들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부모님을 의지하고 사랑합니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할 때 곁에 있어주는 부모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부터 그러길 다짐해 봅니다.^^
가족이 주는 사랑과 안정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