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랫동안 꿈 꿔왔던 희망이 있다. '등단'
저 두 글자가 딱히 대단한 건 없지만 내가 글을 쓸 수 없을 지경이 와도,
등단작가라는 타이틀이 나를 살아가게 할 것 같은 예감에
욕심인 걸 알지만 지금까지 염원해 오고 있다.
그 염원은 34년째 이어지고 있다.
10년 전 결혼식 날 사촌 셋째 언니가 참석을 못한다고 해서 서운했는데
등단시인으로 시상식 참석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후문을 듣고,
정말, 마냥 부러웠다.
그 사촌언니는 지금도 초록검색창에 필명 석자를 치면 나오는 시인이다.
가끔,
언니의 활동을 보고 언니의 글을 서평한 독자들의 글을 볼 때면
언젠간 나도.. 라는 희망을 품어 본다.
지금도 문학상은 활발하게 진행 중이고, 이제 곧 신춘문예도 문을 열 것이다.
그리고 난 그때까지 수없이 퇴고를 하고, 하고, 또 할 것이다.
그런데,
퇴고를 할 수록 자신이 없는 건 왜일까.
얼마 전, 작가 약 20여명의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발행해주는 초단편소설 공모에 참여했다.
<신인상 담당자> 이 여섯글자를 적는데 얼마나 설레던지.
원고를 발송 후, 기 수상한 작가들의 이력을 보고 난 좌절했다.
다들 역량 있는 소설가들이었다.
초단편이라고 우습게 봤나보다.
소설은 길고 짧은 분량의 문제가 아니라
소설, 그 자체로써 작품이라는 걸 간과했다.
아무튼, 내 목표는 등단이다.
책 한 권을 쓸 수 있는 인내심까지 갖기 위해 오늘도 난 한 걸음 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