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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 설 Sep 08. 2022

청첩장

비밀연애

한가위를 앞둔 연휴 하루 전, 오늘.

품질부 신과장과 자재부 정과장이 함께 봉투를 들고 왔다. 한꺼번에 두 명이 결혼을 하나보다. 머릿속으로 9월에 몰아 있는 친인척, 지인의 결혼식에 들어갈 비용들을 계산하기에 바쁜 내게 서서히 다가오더니 신과장이 봉투를 건넨다.


"결혼하시나 봐요. 어머 축하드려요."


덕담과 동시에 청첩장을 열어보고는 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신랑 이름에 정과장 이름이 써져 있었기 때문이다. 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신랑이 정과장님이세요? 정말? 올 초에 장례식장에서 뵈었을 때 그런 말씀 없으셨잖아요? 두 분이 연애 중이셨구나. 아무튼, 너무너무 축하드려요."


신과장의 볼에 부끄러움이 물씬 묻어나며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제 보니,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결혼이 예정된 커플은 우리 팀에 청첩장을 건네주고는 자리를 떠났다. 사랑은 숨길 수 없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아니면, 청첩장을 받고 나니 그렇게 보이는 청첩장의 착시 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둘의 모습이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숨길 수 없는 아름다움, 그게 사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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