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혐오의 시대에 사람으로 남는 법과 나의 열번째 이야기
평화는 폭력에 의해서 유지될 수가 없다.
그것은 오직 이해를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03.14.~1955.04.18.)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서로가 서로를 혐오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20세기를 두번의 끔찍한 전쟁으로 몰아간 유럽의 파시스트들은 모두 죽었고, 인종주의자들이나 식민 지배를 당연시하던 제국주의자들도, 그리고 권력을 위해 혐오를 조장하던 독재자들도 다들 죽었는데.
대체 왜 그럴까를 고민해봤지만 어떤 뚜렷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웠다. 그냥 그게 재밌는걸까. 아니면 서로를 정말로 죽이려고 하는걸까.
사실 내가 더 중요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은 성별, 인종, 사상, 종교, 세대, 성적 지향, 출신 국가와 같은 수많은 이유로 서로를 혐오하고 또 죽이는 일들이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혐오의 시대'에 어떻게 '사람'으로 남을까 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이해'를 먼저 가져야하지 않을까 라는 게 지금까지의 결론이다.
성형외과, 그중에서도 특히 '미용 성형'이라는 부분은 어쩌면 혐오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겨난 의술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스스로의 외모에 대한 자기 혐오든, 어떤 사고로 인해 얻게 된 큰 흉터이든, 타인이 나를 더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든, 어떤 의미에서든 '미용 성형'은 적어도 외모로 인한 혐오를 해결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와 리팅성형외과의 의료진들이 집중하고 있는 '리프팅'이라는 수술 과목은 '미용 성형' 중에서도 특히 아인슈타인이 이야기한 '이해'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환자의 젊었던 시절의 얼굴에 대한 이해"
"환자가 겪어온 노화와 그것이 진행되는 과정에 대한 이해"
"환자가 다시 마주하고 싶어하는 어린 날의 모습에 대한 이해"
그리고,
"다시 어린 날의 모습을 마주하고 싶은 환자의 마음에 대한 이해"
이런 이해가 없다면 단순히 주름을 펴주는 것만으로는 환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울 강남을 떠나 부산으로 돌아와서 리팅성형외과 부산점을 개원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금은, '이해'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작게는 부산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화법에 대한 이해부터, '리프팅' 수술 자체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환자들을 이해하고 서울과 다름 없는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환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력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까지.
이 모든 일에 있어서 '이해'가 없다면 결국 부산에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지방에서도 리프팅에 있어 최고의 환경에서 최상의 결과를 제공하겠다."는 목표에는 다가갈 수 없게 될 것이다.
'대혐오의 시대'이다. 그런 시대를 살고 싶은 사람은 없었겠지만 이미 그렇게 되어 버렸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이해'를 해법으로 제시했고, 나 역시 사람으로 남기 위해 이해를 택했다. 그리고 이런 시대에 가수 아이유는 미니 6집 <The Winnig>의 선 공개 곡 <LOVE WINS>를 통해 사랑이 미움을 이길 수 있다는 또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가끔 광안대교가 보이는 해변을 걸으며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면, 가수 아이유의 이야기처럼 사랑이 미움을 이길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랑할 때는 함께 하고, 미움은 고독할 뿐이니까.
1992년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우승과 마지막 신인왕 염종석을 지켜보던 국민학교 시절부터,
더 높고 더 넓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 서울 과학고를 목표로 했던 중학교 시절,
좌절을 겪으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했던 고등학교 시절,
그리고 의사로서의 나를 만든 연세대 의과대학 시절과 수련의 시절,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던 군의관 시절,
그리고 전공의와 전문의를 거쳐 미용 성형의 중심 강남 개원가에서 도전을 시작하던 10여년 전과, 강남을 떠나 부산으로 다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난 지금까지.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나 역시 스스로의 삶에 대해 조금 더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의사로서 환자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완벽주의자로 살아가고 있는 나이지만 여전히 나는 삶의 순간순간마다 느꼈던 뜨거운 감정들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마치 데이터와 통계를 통해 선수의 역할을 읽을 수 있고 경기의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야구를 좋아하지만, 결국 경기를 볼 때면 삼진 한 개, 홈런 하나에 울고 웃는 것처럼.
나는 완벽주의자 의사이지만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사랑하는 한 인간이기도 하니까.
Dearest, Darling, My universe
날 데려가 줄래?
나의 이 가난한 상상력으론
떠올릴 수 없는 곳으로
저기 멀리 from Earth to Mars
꼭 같이 가줄래?
그곳이 어디든,
오랜 외로움그 반대말을 찾아서
2024, 아이유 미니 6집 선 공개 싱글, <LOVE WINS ALL>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