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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 꿀벌 Feb 01. 2022

어르신들께 나는 ‘요즘 애들’이다.

MZ세대가 좋아하는 기업


하루는 임원이 물었다. MZ세대로서 한번 대답해보세요. 어떤 기업을 선호합니까?


내가 MZ세대라고? 내 나이 스물아홉. 나는 MZ세대 ‘전’ 세대다. 자본주의에 깊이 물든 세대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중고나라에서 명품을 소비하고 집도 몰빵 할 정도로 추구하는 물질도 없다.

하지만 얘기해 무엇하랴. 어르신들께 나는 ‘요즘 애들’이다. 내가 요즘 세대를 대표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모범답안은 이러했다.


“자기 성장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업입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걸 배우고 발전할 수 있다고 느낄 때, 더 오래 회사에 머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덧붙였다. ‘무조건 조건이 좋아야죠.’ 조건이 일정 기준은 되어야 입사를 하든 말든 지속을 하든 말든 하지. 일위가 연봉, 이위가 워라벨(과 복지), 삼위가 성장 가능성 정도 되려나?


경영진은 아쉬워한다. 요즘 애들은 충분히 기다리지 못하고 금세 그만두거나 이직해버린단다. 어떻게 하면 젊은 직원들이 오래 근속할까 고민한다. 사실 연봉은 나쁘지 않다. 성과급도 괜찮은 편이다. 정시출근 정시 퇴근한다. 회사에서 집세도 내주고 교통비도 따로 준다. 복지 좋다.


그런데 왜 그만둘까?


이유야 갖다 붙이면 많겠지만 결국 답은 하나다.  생각과 달라서.

그 첫 번째가 되는 게 연봉이다. 내가 받아야 하는 것보다 덜 받는다 생각하면 눈이 돌아가게 되어있다. 어쩔 수 없다.

두 번째는 직무다. 이건 안 맞으면 연봉이 맞아도 이직할 수밖에 없다. 아직 젊을 때 빨리 발 빼는 게 답이다.

세 번째는 사람들이다. 상사, 거래처랑 안 맞으면 일하기 힘들다. 일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버린다. 출근하기 싫다. 공황장애 올 것 같다. 어서 이직해야 한다.

네 번째는 성장 가능성이다. 이 회사는 성장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느낄 때. 지금 연봉은 괜찮은데 과장, 부장 월급이 생각보다 높지 않을 때, 1-2년 채우고 이직할 생각 한다.

다섯 번째, 렌덤이다.

이게 가장 답 없는 경우다. 그냥 인생에 회의가 느껴져서. 그냥 세계여행 가고 싶어서. 그냥 다른 일에 꽂혀서 퇴사한다. 어쩔 수 없다. 존중해야 한다.


회사가 할 수 있는 건 돈 많이 주고, 복지 챙겨주고, 새로운 일을 부여하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서 직원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


그래도 간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저 정도만 돼도 그만두는 직원 거의 없다. 저 정도도 안 되는 곳이 허다하다. 잡 플래닛 같은 구직 사이트만 찾아봐도 금방 알 수 있다. 회사 욕이 없는 곳이 없다.

가능성이 많을수록 이직 기회도 많다. 가만히 있어도 헤드헌터가 연락을 해온다. 그런 세상이다. 취업난과 인재난은 언제나 공존해왔다.


저는 일 년만 채우고 그만두려고요.”

입사한 지 삼 개월 된 직원이 말했다. 현실적이다.

저는 인테리어를 하고 싶어서, 계약기간 끝나면 그쪽으로 이직하려고요.”

인턴이 말했다.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응원한다. 하고 싶은 거 다 해봐라. 개고생을 하더라도, 그래야 후회가 없다고 믿는다.

저는 몇 년만 더 다니다 제 사업하려고요.”

리스크를 마다하지 않는 용감한 자여. 꽃길만 걷길.

이 회사에 뼈를 묻을 겁니다!”

아직 덜 다녔구나.


이 시대에 변화를 추구하는 건 너무다 자연스럽다. 덕분에 꾸준히 오래 다닌 직원들도 그 성실함이 돋보이니 상부상조다.

변화를 추구하는 인재를 원한다면 회사가 변해가야 한다. 꾸준한 인재를 원한다면 기발하고 늘 혁신을 추구하길 기대할 수 없다.


아니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기업의 인재나 남들 인생계획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나는 뭐하고 살아야 하나.


스물아홉, 이게 나의 최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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