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에
웅크린
그대여
나오라
상처의 고통이 끔찍할수록 나오라
흉터를 들춰낼 것도 없이 광장에서
마음을 나누고 먹을 것을 나누며
그대는 우리에게 포근함을 느끼게 되리
표독한 수치심에 사로잡힐수록 나오라
약점 없이 완벽한 자 누구겠는가 그저
우리와 함께 큰 소리로 떠들고 노래하며
그대는 수치가 무엇이었는지 잊게 되리
근원 모를 불안이 요동칠수록 나오라
우리들의 눈짓과 말과 행동을 하나하나
면밀히 살펴보고 또 만져보기도 하며
공포는 실체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리
자신과 타인에게 잘못을 범한 자여
죄가 들통날까봐 움츠리고 있는 자여
와서 잘못을 고하고 대가를 치루고
변하지 않을 자유를 취하라
나오라
그대여
여기로
광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