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겨울밤

정월대보름의 기이한 은총

by 솔깃설깃


어처구니 붙들린 달이

문을 열었다.

반가부좌 튼 지도리는

"문턱에 고여 있으라!"

사다리에 널린 달빛은

내내 신음하다가

뚜욱_뚝 덩어리 진 시궁창을

흘려내린다.

물기 좋은 고깃덩이,

꽤나 낚아 본

쏜살같은 갈기는

덩치 큰 삽살개를

지붕 위로 올린다.




짝 안 맞는 멍울들이 뭉쳐 낸

미적의 세계에 소복. 소복.

차오른 달빛 쌓여가고

연신 재채기하는 눈사람

하얀 치마단 걷어 올리며

얼은 시내 위에서 팽이 지친다.

성글게 짠 스웨터 속

빨간 내복에 갖춰진 아이들과

고양이 꼬리 나무썰매는

엉덩이를 씰룩씰룩




팥죽 사이 솟아나

달그마한 달뜨니,

저번 달에 진즉,

시퍼렇게 날 선 김장독

백 포기 배추김치 합장 소리는

주욱죽 찢어 다라이 가득

"궁창의 그 뜻,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와글다글 발효로 축도드리니

화들짝 놀란 새우젓

허파에 알품고

마침내_

손가락 뭉그러진 벙어리장갑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