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나하게 들고나서 불금을 즐기겠다며 배달앱에서 커피랑 음료를 시켰는데, 모르는 핸폰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아까 커피시킨 집 사장인 모양...... 아주 앳되면서도 상큼하고 순진한 목소리였다.
오늘 배달을 처음 개시하는지라 서툴러서 빨대를 안보냈다면서 너무 죄송하다는거였다. 지금 빨대 들고 가겠다면서!(이 부분에서 내가 당황!) 내가 괜찮다고 하면서 그냥 속절없이 웃었더니, 전화기 너머 앳된 사장님도 오월의 잎사귀들이 바람에 사그락거리는 목소리로 웃음을 지어 보내왔다.
오늘 첫 개시라 실수가 많다며 엄마젖도 안 뗀 강아지마냥 아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데, 그 사람이 두서없이 긴장 속에서 오늘을 보냈을 것이 눈에 선해 같이 울컥했다. 그러다가도 싱그런 하이톤의 해사한 목소리가 참말 사랑스러워서 주책맞게 가슴이 설레기도 했더랬다.
글쎄 뭐랄까? 별 소득도 없는 해프닝이었지만, 문득 '이런게 사람 사는건가?'싶었던 초저녁의 이야기다.
(제목과 달리 오래전에 쓴 글이지만, 좋아하는 글이라 브런치에 옮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