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으면 좋겠다

휴대폰도 없고 인터넷도 없는 세상에 살았던

꼬맹이들은 주말 아침 TV에서 방영되던

만화 영화를 기억할 것이다.

잠이 덜 깬 눈을 부비며 밥을 먹고 나면

어김없이 TV 앞에 앉는다.


씩씩한 빨간머리 앤도 만나고,

주근깨 빼빼마른 말광량이 삐삐도 따라다니고,

멋진 테리우스와 귀여운 캔디에 환호하고,

은하철도 999, 미래소년 코난의 모험을

눈을 떼지 못하고 보던 기억 ...


그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한 것은

"키다리 아저씨"였다.


편지로 따뜻한 애기들을 주고 받는 장면들이 참 좋았고,

말이 아닌 몇 줄의 문장으로 하루의 일과와 감정을 표현하고,

또 몇 자의 글로 위로와 사랑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잔잔하면서도 기억에 오래 남았다.

나는 편지 쓰기를 무척 좋아하는 아이였다.

친구들과 주고 받았던 편지,

남편과 아이에게 썼던 편지...

몇 박스를 보관하다가 작년에 이사하면서

보관할 것들만 클리어 파일에 꽂아두었다.


가끔씩 시간이 나면 예전의 편지들을 읽어보곤 하는데,

편지로 전해지는 따뜻함이 지금도 온전히 전해지는 것 같아

미소를 떠올리기도 하고 뭉클해지기도 한다.


이제, 카톡이나 문자가 너무 익숙한 시대가 되었지만

가끔 위로가 필요할 때면

나에게도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 마음의 불편에 따뜻한 위로와 토닥임의 편지를 전해주는...

생각만으로도 기분좋은 상상이다!


키다리 아저씨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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