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마마녀 Jul 17. 2020

왜 시에 서성거릴까?

시학에 오열했다

  

  며칠 전 블로그에 들어갔더니, 블로그 씨부터 이런 질문이 있었다.

만약 전생이 존재한다면 여러분의 전생은 무엇이었을 것 같나요? 이 질문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최근에 나는 글쓰기와 사유에 도움을 받고 싶어서 고전을 읽는 모임에 들어갔다. 첫 번째로 읽은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였고 두 번째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다. 나는 시학을 읽으면서, 시학에 오열했다. 블로그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마녀는 작가 자신입니다)          





블로그 씨, 오늘 나와 재미있게 놀 거지?     



팔짱이나 끼어볼까나?

마녀는 아담 사이즈라 고생할 거 같기는 해~     



마녀는 시학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마녀 자신이 자꾸 읽힌다는 생각이 들어.

시를 좋아하다 보니, 시를 쓰게 되었고,

시를 쓰다 보니 줄거리도 넣게 되었고,

자연스러운 은유도~.     



마녀가 현재 읽고 있는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야.

블로그 씨 혹시 책의 두께가 보이나? ㅋㅋ

재미로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야.

이 책은 도저히 그냥 읽을 수 없는 책이라

적자생존을 택했지. ㅎㅎ

블로그 씨도 다음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적자생존을 해~

적자생존은 적으면서 책을 읽으라는 얘기야.          



시학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와

시도 플롯(줄거리) 있어야 탄탄해지며,

좋은 플롯을 구성해야 하며,

은유에 능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야.

은유에 능하다고 하는 것은 남에게서 배울 수 없는 것이며, 천재의 표징이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사물들의 유사성을 재빨리 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마녀의 마음에 방울방울 떨어졌어.



(출처 : unsplash)




블로그 씨는 이 말에 아무 감정이 없지? ㅎㅎ

마녀는 아니야....     


마녀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의 감정은 물론 사물의 감정도 읽었거든.

살아있는 것이 아닌 사물에 대한 감정도 느꼈거든.

신기하지? 마녀가 생각하기에도 그런 거 같아.     


다음 사진을 보고, 우리 같이 얘기해볼까?



(출처 : unsplash)



블로그 씨는 파인애플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어?

어디서 왔지? 주인 없다면 먹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바다에 웬 파인애플?"     

     

마녀는 파인애플에 이런 생각이 들어

어쩌다  나무와 떨어졌지?

사람의 손을 떠나 여행을 떠난 것일까?

파도를 타는 것일까?

넘실거리는 파도, 갈매기의 시선, 짠 바닷물을 어찌 견딜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바다에 뜬 파인애플로 시를 쓴다면,

낯선 연인 둘이 만나 첫인사는 어떻게 할까?

무슨 얘기를 주고받을까?

서로 몸에 있는 소금기를 어찌할까?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고

그것들로 연을 구성하고 시를 쓰지.     

이 말을 듣고 나니, 시학에 마녀가 읽힌다는 느낌이 이해가 가?     



(출처 : unsplash)



마녀의 마음은 위 사진처럼 언제나 이랬던 거 같아.

사물의 감정이 읽히는 것에 놀라고 두려웠어.

이런 마녀를 일깨워 준 것은 중학교 시절 읽었던 데미안이야.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이 책을 읽고 조금씩 시를 쓰기 시작했지. 그러고는 마음이 조금씩 편해졌어.

내 생각을 시에 실어 놓으면 됐었거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라" 이거였지.     

     

중학교 시절에 시를 쓰기 시작했지만, 이때 쓴 것은 엄마에게 뺏겼고,

간혹 시나 그림을 그리며, 상상의 나래를 펴갔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썼었지. ㅎㅎ     


블로그 씨 마녀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ㅋㅋ

마녀는 언제나 밀당녀이니까....

마녀와 데이트를 하고 싶으면, 다음에는 꽃다발 하나는 들고 와. 알았지?     

룰루 룰루~     



(출처 : unsplash)



시학이 나의 인생 두 번째 책으로 자리 잡을 때쯤이면,

마녀는 자신의 거울을 바라보며

또다시 한발 나아갈 수 있겠지.     

사진처럼 바닷가에서도 예쁜 꽃은 향만으로 모래사장을 간질이거나

파도와 놀아보며,

즐거운 소풍이나 모험을 즐길 수 있겠지.  ㅎㅎ          

블로그 씨, 이제 마녀는 전생에 무엇이었을지 생각을 하나?

아마도 시인 아니면 예술인이었을 거 같아.

데미안처럼 알에서 깨고 나오려고 했을 것이며, 결국은 그리했을 거니까 ㅎㅎ     

전생뿐만 아니라, 이 생에도 시인, 글쟁이로 남고 싶어~     


블로그 씨, 이만 바이 바이....

다음에는 좀 더 로맨틱하게 놀아볼까?      





  어렸을 때 이런 감정을 느꼈고, 다른 사람보다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만큼

외줄 타기를 하는 곡예사같이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많은 날을 서성거렸습니다. 때로는 날기도, 때로는 쓰러지기도 했지만, 곡예사가 줄을 탈 때의 심정으로 마음껏 놀아본다는 생각으로 흐르지는 못했습니다.   


  

  아가씨 시절에 직장을 다니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시를 써야만 내가 오늘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으며, 신랑을 만날 때도 시를 쓰고 있었어요. 시를 계속 쓰고 싶은 생각이 절박했기에 자작시 2개를 신랑에게 보여주고, 신랑이 시에 적혀있는 마음을 이해해 주었기에 눈을 맞추었어요. 그 후 지금까지 여러 물결이 들이쳤고, 파도에 휩쓸려 펜을 놓은 적도 있었지만, 올해 다시 펜을 들었고, 시를 사랑하는 마음은 브런치 작가를 꿈꾸게 하였고, 브런치 작가에서 또다시 시인을 꿈꾸며, 또다시 시 응모라는 도전을 해보고 있어요.



  현재 어느 한 곳 예심은 통과했고, 본선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요. 본선에서 떨어지더라도 모래사장의 파도처럼 흘러갔다가 또다시 흘러오는 것처럼 상사병에 애달픈 맹꽁이처럼 오늘 이 순간도 울고 있어요. 뱃사람은 배를 타면 육지보다 편하다고 느끼며 뱃멀미도 갈매기도, 바닷바람도 견디듯이 시에서 항해를 시작해보려 해요. 어떤 사랑의 발자취를 뿌릴지 시와의 밀당에 오늘도 시에 서성거리며, 시의 체취를 맡아보며, 시를 품어봅니다.      


시야, 오늘도 한바탕 놀아보자꾸나.          


매거진의 이전글 가운데를 모르는 엄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