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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Aug 28. 2020

행복의 임계치는?

 

  임계치는 통계작 가설 검정에서 귀무가설의 기각이나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판정 기준이 되는 값이다. 불행에만 임계치가 있는 것일까?  대문사진에서 어느 컵으로 임계치로 삼을까?



  며칠 전 쓴 “운전도 유튜브로?” 쓴 글이 다음 메인을 가면서, 다음에서 열심히 찾아보았다. 이번에는 운전면허에 관해서 쓴 글이라 늘상 노출되는 Daum의 홈엔 쿠킹 영역이 아닌 자동차 섹터란에 노출되어 있었다. 휴대전화로 바로 화면캡쳐를 해서 가족 단톡 방에 올렸다.      



 “딸, 너 면허 딴 얘기 메인 갔어.” 그러면서 딸에게 얘기해 주었다.

 “응, 그러니까 나랑 드라이브 더 가자. 맛있는 것도 사주고, 용돈도 올려주고” 하면서 딸은 나를 협박한다. 딸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딸 덕에 음식, 면허, 드라이브 등 글의 소재가 늘은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 초반의 봄에는 아이들과 다 같이 지내면서 블로그 글 하나도 간신히 썼고, 거의 3끼를 다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면서 블로그, 브런치 글을 쓰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브런치 작가도, 시인도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딸은 비대면 수업으로 집에 내려와서 1학기를 보냈지만, 2학기는 올라갈지도 모르기에 자신에게 잘하라는 식으로 엄마에게 협박하는 중이다. 딸과는 블로그나 브런치, 사진에 대하여 계속 대화를 하므로 딸아이의 공이 무척이나 크다.     



  최근 식구 중 한 명이 병원 신세를 지면서 글에 대한 열정은 금이 간 아궁이 같았다.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는 봄 편지를 받아서 ‘나도 작가다’ 공모전 1, 2, 3 차와 브런치 2020 한식문화 공모전 모두 응모했었다. 4번 다 물을 먹은 상태에 식구까지 아프니 글을 쓰고픈 생각은 자꾸만 말라갔다. 마른 장작을 넣고 풍로로 바람을 불어넣어 주어도 피식피식 식어갔다. 아예 펜을 들지 않으면 더 힘들 거 같아 간신히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였다. 식구가 퇴원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서 ‘나도 작가다 1차’에 냈던 글을 생각하며 나의 글을 읽어주는 한 명의 독자와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었던 생각도 났다. 브런치 작가, 시인 등단까지 한 번에 된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사람은 등 따듯하고 배부르면 힘든 과거는 잊을 수 있는 망각의 동물이라 나도 그런 마음을 잊은 듯했다.



  처음 다음 메인 갔던 글을 블로그에 포스팅했더니, 블로그 이웃나에게 “행복한 작가”가 되라고 했다. 나는 가끔 좋은 글귀나 잊지 말고 계속적으로 봐야 것은 컴퓨터 모니터 밑에 메모를 부쳐 놓는다. 행복한 작가가 되는 것도 써놓았는데, 시인 등단에 필요한 것들과 다른 것에 묻히면서 마음에서도 바이 바이 했다. 운전에 대한 글로 금이 간 곳을 시멘트로 보수를 하였고, ‘중년의 사랑’이라는 시인 당선작도 올렸더니 나의 첫 시(서리태)가 며칠에 걸쳐 읽힌 조회수인 140인 횟수가 한 번에 나오기도 했다. 브런치는 작가가 되는 발판을 열어주며, 공모전이나 메인 노출로 사탕도 쥐어주기도 하는데, 그 사탕이 잘못 목에 걸리면 힘든 곳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이상한 곳이지만, 글 쓰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면 꼬마 마녀답게 이상하게 브런치를 즐기기로 했다.          



  지금까지 다음 메인을 간 횟수는 9번이고, 브런치 전체 조회 수는 11만을 향해가고 있다. '시 한 젓가락'의 조회수는 많지 않기에, '오늘도 감성 마녀'와 '요반 한 스푼'에서 나오는 조회수가 전체 조회수를 차지하고 있다. 11만이라는 조회수는 잘 나가는 작가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르지만, 나는 나의 페이스대로 거북이걸음을 즐기기로 했다. 나 자신을 들들 볶아서 글을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브런치 4번의 공모전에 떨어지면서 행복보다는 불행을 생각했었고, 글을 못 쓰나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고, 다음 메인을 몇 번 가면서 댓글에서 오는 충격도 겪었고, 나의 사유나 나 자신을 오픈하는 것을 계속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가 단 한 명의 독자가 전하는 따듯한 마음에 조금씩 기운을 얻었다. 나의 이야기는 나 자신에게는 슬플지도 모르지만, 다른 누군가는 위로를 받을 수도 있으며, 나의 상처는 조금씩 글에 실려 응어리를 풀면서 하나씩 풍선으로 날아올라 가끔 콘도로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나는 나 자신을 느끼기도 한다.     



  이제 아궁이는 또다시 지펴질 것이고, 행복한 작가라는 메모는 계속 눈에 보이는 곳에 둘 생각을 한다. 불행을 생각할 때는 한 발에 쑥 빠지는 듯한 느낌이며, 그 깊이가 얼마인지도 모르다가 얕은 깊이에도 임계치라며 자신을 폭발시키기도 한다. 반면 행복에 대해서는 깊은 깊이를 측정해놓는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에는 작가를 꿈꾸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작가가 되고 몇 번의 헛된 걸음으로 금방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으며, 작가라는 길에서는 이제 시작인데 끝내야 할 거 같은 느낌도 든다. 이렇듯 행복에 대해서는 자신이 정해놓은 임계치까지 와야만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자리보다는 훨씬 더 높은 것을 보기에 행복의 임계치는 나와는 거리가 먼 것 같기도 했다. 블로그 이웃 중 한 분이 나의 브런치 조회수가 100만이면 사인을 받겠다고 농담을 해서, 나는 브런치 조회수 10만이 되면 나의 상태에 대해 글을 한번 쓰기로 생각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다음번에는 50만에 이런 글을 또 한 번 써볼 생각을 하고 있다. 50만이라고 정한 것은 이제는 글을 마라톤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롱런을 해볼 생각이다. 또다시 힘들어지면, 다시 돌아야 이 글을 봐야 할 거 같다. 이제는 오늘이라는 단어와 아궁이를 같이 생각하기로 했다. 아궁이에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적어보면, 마당에서는 아이가 닭 하고 술래잡기 하고 있고, 강아지는 행인에 짖어대고, 커다란 가마솥에는 구수한 여물 내음이, 밥과 국을 하면서 시골 안방에 군불은 지펴지며,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뜨끈뜨끈하게 데워진 아랫목에서 지내는 하룻밤은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나의 글도, 시도 이처럼 따듯한 온기를 지녔으면 좋겠다.      



오늘도 선물 같은 하루였어?



<오늘 하루 바람과 햇살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 같이 읽으면 좋을 시 - 고향


https://brunch.co.kr/@littlewt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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