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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Oct 05. 2020

천일 도화

천일 도화천일 도화

천일 도화




봄 햇살을 홀짝 마신 벚꽃이

뽀오얀 분단장에 슬림해지며

냉정한 바람과 살사에 서성거릴 때

봄 달빛에 은밀히 익어가지         


 

농밀한 살사에 그을린 풍류는

흔들어 보라 유혹하며

복숭아를 잉태하는 입장표명에도

붉은 벚꽃으로 온점을 드리우지          



물랑 루주 여주인공처럼 무대에서

흥겨운 캉캉춤에 야들해지려는 순간

튼실하고 농축된 복숭아를 위해

봉오리인 채로 고개 떨구어야 하지          



부유하는 꿈에 드리우는 이 있어

몇 번의 뜨거운 인내에 꽃차로 태어나며

한 계절 나대는 꽃이 아닌

물 한 모금에 속삭이는 천일 도화는 깊어지지




<깊어가는 가을 도화 차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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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시사문단 2020년 10월호에 실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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