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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Sep 21. 2020

더듬이


더듬이          




허접한 장대비에 머리한번 들려다

허리까지 밉보인 작약처럼

감취한 허리 부여잡고

탁배기 한 사발 부으러 가지     



작렬하는 태양에 우뚝 서

얼굴도 농익어 가는 모란처럼

부서지는 얼굴 농후해지러

와인 한 모금 품으러 가지     



통 뛰어오르는 찰나의 천국이려나

튀김, 샐러드, 스파게티도 새우모양 그릇에 담기니

더듬이로 이리저리 문진하더니

알싸한 세로토닌을 조미료로 처방해 주지     



점 하나에 시퍼런 혈기도

쉼표 하나에 누리끼리한 중년도

별표 하나에 새하얀 동심의 맛도

모세혈관 따라 흩뿌려지니, 오늘도 새우를 배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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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취하다 - 술기운이 올라 한창 취하다

* 세로토닌 - 혈액이 응고할 때 혈소판으로부터 혈청 속으로 방출되는 혈관 수축작용을 하는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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