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맅업 Litup May 27. 2021

클래식 음악은 어디까지일까?

(3)아레테 콰르텟의 비올리스트 장윤선 님이 말하는 음악

지난 인터뷰 1편과 2편에 이어 3편으로 이어집니다.


(1)한국 현악사중주단 최초 프라하 봄 콩쿠르 우승

(2)코로나19로 변화된 무대 위의 삶



인홍: 인터뷰 전에 미리 맅업 구독자 분들에게 클래식 음악하면 연상되는 키워드를 물어봤는데요. 구독자 분들이 클래식하면 오케스트라, 조성진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는 답변을 해주셨어요.


윤선 님께서는 비교적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오케스트라, 피아노 장르가 아닌 현악사중주로 클래식 음악 연주 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신지 궁금하네요. 


윤선: 클래식 음악 하면 조성진이 생각난다고 답변해주신 부분은 피아노라는 장르적인 면도 있지만 독주자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또 학교에서 오케스트라에 대해 배우니까 클래식 음악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상된다는 것 같아요.


사실 현악사중주가 우리나라에서 비주류인 건 맞아요. 현악사중주는 오히려 마니아 층이 있고, 대중화가 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라서 전 현악사중주를 알리고 싶더라고요. 클래식 음악 연주자들은 현악사중주를 실내악의 꽃이라고 말할 만큼 현악사중주가 매력이 있거든요.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현악사중주에 대해 잘 모르니까 공연을 하게 되면 독주자가 연주할 때보다 관객이 적다든가, 입소문과 같은 광고 효과가 덜한 건 확실히 있어요.


또 우리나라에선 원래 실내악이 전혀 유명하지 않았다가 노부스 콰르텟으로 인해 현악사중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거든요. 그전까진 현악사중주에 대해 관심이 없었죠. 노부스 콰르텟 덕분에 현악사중주의 인식이 개선된 것처럼 저도 현악사중주를 사람들에게 더욱더 알리고 싶어요. 


*2016년 우리나라 현악사중주 최초 글로벌 음반을 발매한 노부스 콰르텟



인홍: 대중화되지 않는 클래식 음악 장르를 알리겠다는 게 정말 대단하네요. 그런데 케이팝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가사가 있는 곡들이 직접적으로 와닿기 때문에 케이팝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언어가 없는 클래식 음악만의 매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윤선: 언어는 직접적으로 사람들에게 의미가 전달이 되는데요. 예를 들어서, 가사에 '사랑해'라는 말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문구를 직접 들으면 사랑이라는 느낌보단 글씨 자체로 다가갈 수 있죠. 그런데 클래식 음악은 단어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아예 없으니까 음악을 듣는 사람의 느낌 그대로가 결국 클래식 음악 속에 담긴 의미인 거죠.


 같은 클래식 음악을 듣고 개인적인 느낌이 다를 수 있는 게 클래식 음악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또 연주자마다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고요. '느낌적인 느낌' 딱 이 말이 표현되는 장르가 클래식 음악인 것 같아요. 



인홍: 같은 클래식 음악 곡을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 것을 보면 해석의 여지가 많은 게 또 매력이란 생각이 드네요. 윤선 님께선 클래식 음악 유튜브 채널 ‘또모’, ‘클튜브’에서 클래식 음악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계신 걸 봤는데요. 개인적으로 영화 ‘겨울의 왕국’ OST와 같은 곡들을 연주해주신 게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서태지 심포니처럼 대중음악과 오케스트라가 컬래버레이션을 하거나 게임 배경 음악을 연주하는 게임 콘서트가 인기가 많았는데, 이와 같은 공연들도 클래식 음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윤선: 순수하게 클래식 음악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전 다른 음악 장르와 클래식 음악이 결합한 부분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레테 콰르텟에서 활동하는 현악사중주는 순수한 클래식 음악 장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제 좀 더 현대화되어서 게임 배경 음악, 대중음악 가수들과 함께하는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장르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이러한 부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클래식 음악의 현대화된 장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아가 현재 시대와 세대가 너무나도 변했는데 순수한 클래식 음악 장르만으로 변화를 충족하기엔 어려움이 있기에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클래식 음악과 다른 장르의 음악과 콜라보한 모습



인홍: 그럼 개인적으로 연주해보고 싶은 음악 장르가 있으신가요? 


윤선: 유튜브 채널 '클튜브'에서 종종 구독자 분들에게 듣고 싶은 곡들을 신청받았는데요. 가끔 게임 '롤(League of Legends)' 배경음악이라든가, 어떤 캐릭터가 무슨 동작을 할 때 나오는 음악을 연주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요. 


*지난 4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게임 음악 콘서트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 디 오케스타라'(출처: 세종문화회관)

 

 그래서 그런 음악들을 들어봤는데 되게 어렵더라고요.(웃음) 아직 바이올린이나 비올라로 이런 음악들을 연주해본 적은 없는데 도전하고 싶은 장르 중 하나예요.



인홍: 개인적으로 전 게임을 좋아해서 언젠가 윤선 님께서 게임 음악을 연주하는 걸 유튜브에서 보고 싶네요. 유튜브 이야기가 나와서 제가 유튜브에 한국어랑 영어로 각각 클래식 음악, Classics라고 검색을 하면 한국어 검색 리스트엔 공부할 때 좋은 클래식 음악, 집중이 잘되는 클래식 음악과 같은 플레이리스트 영상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반면, 영문 검색 리스트엔 좀 더 다양한 클래식 음악 곡들이 영상으로 나오더라고요.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친근하게 느끼는 클래식 음악은 한정적일까요? 


윤선: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이 아니고 외국인 클래식 연주자들, 혹은 해외에서 클래식 음악을 배우신 분들이 우리나라로 와서 공연을 해 클래식 음악이 퍼지게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클래식 음악을 알렸던 분들이 사람들의 귀에 좀더 익숙한 곡들부터 연주를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 세대가 바뀌어도 과거에 연주된 곡들만 교육이 되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또 우리나라 학교에서 교육받는 클래식 음악 곡들이 제한적인 것도 있고요. 



인홍: 앞으로 윤선 님께서 독일 뮌헨,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에서 현악사중주 과정을 공부하면서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클래식 음악 곡들을 알려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윤선 님께서 클래식 음악을 통해 알리고 싶은 것, 혹은 목표하는 바가 있으신지 듣고 싶네요. 


윤선: 일단 전 독일 뮌헨에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는 환경이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지금 현역에서 유명하신 연주자분들을 보고 클래식 음악계를 더욱더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연주자분들의 가르침도 있겠지만 연주자로서의 삶을 더 알아가고 있는데요. 앞으로 이런 연주자분들의 삶과 일상에 관련된 것들을 배우고 싶어요.


 또 아레테 콰르텟의 비올리스트로서, 현악사중주단으로 유명해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현악사중주 곡들의 매력을 알리고 싶어요. 모두에게 현악사중주가 진짜 꽃이라는 걸 전하고 싶습니다. 


유튜브 채널 '클튜브' 바로 가기



인홍: 저도 윤선 님의 바람이 이루어지도록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윤선: 감사합니다.




인터뷰어 소개

인홍 | INHONG
영국 런던에서 문화예술을 공부하고 있어요.
조금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 위해 오늘도 귀찮은 일을 즐겁게 합니다.




맅업은 호기심 많은 어른이를 위한 세상을 읽는 문화예술 뉴스레터입니다. 
맅업을 통해 누구나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바랍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 8시 20분마다 메일함에서 '맅업' 을 만나보세요! 


이전 08화 코로나19로 변화된 무대 위의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