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좋아하는일을 하며 ‘자기다움'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
지난 인터뷰 1편에 이어 2편으로 이어집니다.
누리: 문화예술을 대하는 대중의 태도와 인식, 정부 지원 사업의 문제점, 장르 간의 협업 문제까지,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설득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참 많네요. 오랜 기간 동안 쌓인 고질적인 문제들이고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일이 좋은 이유가 궁금해요.
황조교: 회사에 취직해 돈을 벌고, 저축하는 주변 친구들과 달리 전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해요. 그런데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겐 큰 원동력이에요. 전 앞으로도 계속 ‘덕업일치' 하고 싶거든요. 뮤지컬 콘텐츠를 만들 때 나의 감정을 세밀히 관찰하고, 그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경은: 저는 국악과는 거리가 먼 회사에 다니다 다시 국악으로 돌아왔어요.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열망이 엄청 강했기 때문이에요. 이전 직장 생활할 때는 일하면서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어요. 내가 맡은 업무를 해도, 결과물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공연을 만들면 결과를 바로 볼 수 있으니 스스로 성장하고 있단 게 느껴져요. 연주자로서 무대에 서지 않더라도, 함께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즐겁고 행복하더라고요.
누리: 결국 ‘좋아하는 마음'이 가장 큰 힘이네요! 그렇다면, 세 분처럼 공연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대학생분들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규호: 전 음악 공연 기획과 프로듀싱을 하고 싶은 친구들에게 최대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어보고, 영상을 보길 추천해요. 공연을 기획할 땐 사회적인 이슈나 시대 흐름도 이해해야 하니 매일 뉴스나 신문도 챙겨 보고요. 상식을 많이 쌓아 두면, 누군가를 설득할 때 적절한 근거를 예시로 들어서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으니까요. 내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려면, 지식을 많이 쌓아야 해요.
황조교: 요즘엔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배울 수 있는 게 있잖아요.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해요. A부터 Z까지 완벽하게 준비하고 이론적으로 익힌 다음에 시작하기엔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요. 내가 좋아하는 장르를 찾고,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데이터를 쌓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경은: 제가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경영에 관해 공부하고 싶어요. 경영학을 공부해두었더라면, 나만의 주관을 좀 더 확고하게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누리: 저도 전시랑 공연 기획을 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현재 고민이 많은 취업 준비생들에게도 짧은 조언 부탁드려요.
황조교: 예술은 굉장히 넓은 분야예요. 그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걸 끊임없이 파고 들어가야 좋은 취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 성장하려는 의지가 강해야 하고, 그에 따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규호: 전 이상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힘든 현실도 버틸 수 있단 각오를 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감수해야 할 어려움은 있기 마련이니까요.
경은: 제가 예술 단체에서 일하면서 느낀 건 본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단 거예요. 지금 일하는 단체의 조직 문화는 굉장히 수평적이에요. 대표님께서 직원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부딪히며 함께 성장하길 바라시거든요. 공연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에요. 나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다른 이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소통 능력이 필요한 분야란 걸 기억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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