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

by 버들

오전 여섯시 이십분에 핸드폰 알람이 울리면 보통 10분간 이불 속에서 꼼지락 거리다가 단순히 의무감에 300여일을 이어가고 있는 듀오링고를 멍한 상태로 클리어 하고서는 샤워를 하러 간다.


나름 아침형 인간으로 아침에 일어나는 걸 힘들어하지 않았던 나이지만 최근들어 자꾸만 게을러져 침대 밖으로 나오는 시간이 계속해서 늦어지고 있다.


쉬이 지치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차는 것이 육체적인 게으름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새해부터는 아침에 운동을 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여섯시에 알람이 울리고 잠시동안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가지 말까?"

정확히 7분동안 고민하다가 어떻게 하루도 안해보고 포기하나 싶어 몸을 일으켰더니 그것만으로도 묘한 성취감이 느껴져 나 스스로가 조금 웃기다는 생각을 했다.


직장인들이 가득한 동네의 헬스장에는 이른 시각에도 사람이 많았다.

연초 효과인 것인지 항상 이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된 일상 속에서 일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해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경외심마저 느껴졌다.


가벼운 운동을 마치고, '공용'이라는데서 오는 무조건적인 불편감과 별개로 온수가 잘 나오는 샤워실에서 씻고 나오니 '괜찮은' 기분이었다.

특별히 상쾌하다거나 개운하다거나 한 것이 아니라 정말 단순히 '괜찮은' 기분.

그럼에도 최근에 느끼기 힘들었던 그런 기분.

아, 얼마나 끔찍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던 것일까.

자꾸만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지배하는 최근의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한순간에 마음을 고쳐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조금 내려놓고 넓은 마음을 가져보기로 한다.

입 밖으로 내뱉던 가시 돋친 만들도 삼키다 보면 안하게 되지 않을까.

나만큼, 그도 그녀도 그들도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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