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한테서는 연락 없냐?”
엄마가 저녁을 차려내며 물었다. 진우는 모든 정황이 확실해서 더 알아볼 것도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수사는 자살로 종결되는 듯 했고, 연고자를 찾는 공고기한만 지나면 그대로 화장이 될 모양이었다.
장례를 기어이 자신이 치르겠다고 우기던 엄마는 경찰이 병원으로부터 받은 견적서를 보여주자 눈물을 한 바가지 쏟아낸 후 마음을 접었다.
병원에서 돌아온 날 이후로 우리는 슬프되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빠르게 받아들였고, 생각보다 일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 엄마의 얼굴은 조금 야위기는 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밥을 먹고, 가게를 꾸리고, 소식지로 출근했으며 가끔 티브이나 인터넷에서 나온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깔깔거리기도 했다.
엄마가 식탁 위에 소주 한병을 같이 차렸다. 내게 줄 술은 없는지 자기 앞에만 물잔을 놓고는 한컵 크게 따라 밥보다 먼저, 술을 한 모금 벌컥 들이켰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은옥 아주머니 일인 것은 분명했다.
“엄마.”
부르는 소리에 엄마가 나를 바라보았다. 저녁을 준비하면서 이미 술을 마셨었는지 두 눈에 취기가 이미 올랐다. 나를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을 보자 그토록 가깝게 지내던 은옥 아줌마와 엄마가 갑자기 왜 소원해졌는지 궁금해졌다.
엄마는 나처럼 사춘기를 지나온 것도 아니고 서울로 떠나간 것도 아니면서 왜 두 사람이 멀어졌는지, 이제 보니 한번도 물은 적이 없다. 어쩌면 지금은 묻는 것이 좋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선선한 여름밤은 고요했고 엄마는 취해있었다.
“나 궁금한 게 있어.”
“응? 뭔데.”
엄마가 건조하게 받아쳤다. 나는 머뭇거리며 말을 고르다 결국 포기하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은옥 아주머니랑 사이가 왜 멀어진거야. 무슨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엄마가 반찬으로 향하던 젓가락을 멈칫하더니 도로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참 동안 말이 없다. 그러더니 누군가에게 말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혼잣말처럼 읊조렸다.
“그러게. 그러게 말이다. 나도 무서워서 그랬어, 무서워서.”
엄마가 잔을 집어 들더니 아까보다 크게 벌컥 술을 들이켰다. 예상치 못한 답과 엄마의 쓸쓸한 표정에 나는 문득 저만한 어른들의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참을 우두커니 엄마를 기다렸고, 엄마는 말이 없다가 어렵게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너도 뭐, 애는 아니니까. 알아서 이해하겄지.”
엄마는 나와 눈을 잠시 마주치는가 싶더니 다시 시선을 식탁 위로 떨구며 말을 이어나갔다.
“은옥이가 아직 시장에서 장사할 때 말야. 은옥이 또래 남자 하나가 만둣집에 자주 들락거렸어. 처음에는 사람들이 뭐 그런가 보다 했는데, 어느 날 소문이 하나 돈거야.”
엄마는 마른 침을 한번 삼키고는 그때 일이 생각나는지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만둣집 문도 열기 전 아침인데 그 남자가 가게에서 나왔다고. 알잖냐, 너도. 좁은 동네고 사람 말이 한번 나면 계속 보태지고. 또 은옥이가 얼굴도 곱고 혼자고 그러니까 시간 지나면서 말들이 더 심하게 보태졌지.
그러다가 어느 날 은옥이가 일 끝나고 날 찾아왔어. 자기를 좀 도와달라고 그러더라. 자기는 맹세코 그 남자 모르고, 집에 들인 일도 없고 소문처럼 서방질한 적도 없다고. 자기 처지에 무슨 남자냐고.
자기는 혼자가 너무 좋다고. 언니랑 이렇게 의지하면서 사는 게 좋은데 무슨 남자냐고... 그러면서 사람들한테 말 좀 해 달라고 그러더라. 그거 다 헛소문이라고. 얼굴이 흙빛이 되어서, 아주, 죽은 사람 몰골로 그렇게 애원하더라고.”
그때가 생각났는지 엄마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가 미쳤지. 그런데 덕구야, 나도 무섭더라고. 나도 은옥이 도와주려고 했어. 그렇게 은옥이가 날 찾아온 다음에, 상인회에 갔을 때 은옥이 말이 또 나와서. 내가 ‘그런데 그걸 누가 봤다는데?’하고 물었어. 그런데 사람들 몇이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더라고. 무섭더라. 괜히 혼자 사는 년이 혼자 사는 년 편들어 주다가 도매급으로 같은 취급 당할까봐, 무섭더라고.”
엄마는 더 이상 참기 힘들었는지 터져 나오는 울음을 그대로 쏟아냈다. 엄마가 나를 키우며 홀로 지나왔을 시간과 엄마가 모른 척해야 했을 이웃 상인들의 시선과, 엄마가 감당해야 하는 은옥 아주머니에 대한 회한과 죄책감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듯했다. 한 번도 그렇게 느낀 적 없는데 엄마가 참, 작아 보였다.
엄마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데 번뜩 그 낯선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사내가 은옥 아주머니와 소문이 났던 그 사람인가 싶은데 방금 엄마가 전해준 은옥 아주머니의 말을 떠올려 보니 어째 이상하다. 은옥 아주머니는 그 사내와는 아무 일도 없다 하지 않았나. 남자를 대하던 은옥 아줌마의 표정도 차가웠다. 은옥 아줌마의 말과 행동은, 일관적이다.
그런데 그 남자는 자신에게 그토록 차가운 은옥 아줌마 가게를 어떻게 그토록 자유로이 드나들었나. 왜 아주머니는 그런 모진 입방아에 오르고도 가게에 드나드는 남자를 쫓지 않았나, 아니 못했나.
그리고 아주머니 가게를 드나들던 이가 정작 아주머니는 죽었는데 병원 앞에서 기웃거리기만 하고 왜 들어가지를 못하나.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어딘가, 분명 부자연스럽다.
“그래서 아줌마가 시장을 떠난거구나.”
엄마의 울음이 조금 잦아들자 나는 엄마에게 더 알아낼 것이 있을까 해서 슬며시 말을 던져보았다. 엄마는 코를 한번 팽하고 풀더니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지. 그 이후로 은옥이도 나한테 딱히 찾아오지도 않고. 그래도 장사는 여전히 잘됐으니까, 그걸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그런데 그 대로변 상가는 비싸지 않아? 저번에 보니까 아줌마가 빚도 꽤 있는 것 같던데.”
“그러게나 말이다. 자기 이야기는 도통 하지 않으니 나도 그런 빚이 그런 줄은 몰랐지. 그런데 소문에는 그 찾아오던 남자가 가게를 해 줬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에효. 그것도 소문이겠지.”
엄마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다 먹지 않은 밥그릇을 들고는 개수대로 향했다. 오르는 취기에 몸을 가누기 힘들었는지 아니면 한바탕 눈물을 쏟고 피곤해진 탓인지 엄마는 나를 향해 손을 몇 번 휘휘 젓더니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만약에 남자가 가게를 옮기는데 도움을 준 것이라면 남자가 가게를 드나든 것은 말이 된다. 그런데 여전히 이상하다. 은옥 아줌마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했고, 그에게 차가웠다. 그런 아주머니가 그 남자에게 도움을 받아가면서까지 그 비싼 상가 건물에 가게를 차렸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줌마를 괴롭혔다던 근거 없는 소문들이 떠올랐다. 방금까지만 해도 그렇게 말을 지어내던 이들이 나쁘다고 생각했던 내가, 지금은 혹 은옥 아줌마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닐까 의심한다. 식탁 위에 엄마가 남기고 간 술을 연거푸 들이켰다. 기대와 달리 정신은 또렷해졌고 갑자기 그렇게 세상을 등진 은옥 아줌마가 미워졌다.
일을 마치고 사무실에 거의 다다랐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편집장이었다.
“네, 편집장님.”
“어어, 이 대리. 지금 어디야?”
“아, 저 사무실 거의 다 왔는데요. 방금 버스에서 내렸어요.”
“아 그래? 빨리 갔네. 나도 거의 다 도착했거든. 가자마자 오늘 사진 찍은 것 좀 보자. 미리 컴퓨터 켜 두고 바로 확인하자.”
“아, 네네.”
“그래, 수고해라.”
김 실장은 어디에 갔는지 사무실 문이 닫혀있었다. 카메라 가방에, 행사장에서 받은 기념품에, 편집장이 맡긴 짐까지 한보따리여서 손이 부족했다. 나는 들고 있던 짐을 모두 내려놓고 사무실 문 비밀번호를 누르려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질 않았다. 김 실장이 저번에 보내준 메시지를 찾으려고 핸드폰을 꺼내든 순간 누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저기.”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베이지색 면바지에 하얀 셔츠를 반듯하게 다려입고서 안경을 쓴 남자가 서 있었다. 혹여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부른 것인가 싶어 주변을 둘러보니 길거리엔 그와 나뿐이다.
다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영 낯선 얼굴이라 기억을 더듬어 보는데 그 순간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였다. 그 사내였다. 그날 내게 깔린 채 붉어진 눈으로 먼 곳을 응시하던 그 사람이다.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나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쉬며 뒤로 멈칫 물러섰다. 그도 내 모습을 보고 놀랐는지 급히 내쪽을 향해 두 손을 뻗어 보이며 잡아주려는 듯한 몸짓을 취했다. 나는 자세를 고치고 그를 향해 바로 섰다. 그 사람을 본 것은 기껏해야 손에 꼽을 정도지만 그는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내가 진정되는 것을 확인했는지 그가 내 쪽으로 가깝게 다가서며 속삭이듯 말했다.
“길게 이야기할 시간은 없고, 박춘수 씨를 만나게 해 줘요.”
난데없이 튀어나온 익숙한 이름에 나는 놀란 표정을 미처 숨기지 못했다. 내 표정에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아까보다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운곡맨션으로 모레 밤 10시에 찾아갈 테니까 8층으로 향하는 비상구 계단에서 만나요. 부탁합니다. 할 말이 있다고 전해주세요. 전해줄 것도 있고. 부탁합니다.”
그의 표정은 간절해 보였고 자꾸만 그날 그의 붉어진 눈빛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했다. 그때였다.
“이 대리, 손님 오셨나?”
편집장이 내 뒤에서 다가서며 말했다. 편집장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 남자는 내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더니 등을 돌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멀어져갔다.
“누구?”
편집장이 멀어져가는 사내의 뒷모습을 보며 내게 물었다. 그의 이름조차 모르는 나는 마땅히 그를 소개할 말이 없어 대충 얼버무렸다.
“아, 길을 물어봐서요.”
내 말에 편집장은 잠시 생각이 골똘해지는가 싶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는 저만치 멀어진 사내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바라보았다. 사내의 뒷모습이 길모퉁이를 돌아 사라지자 편집장은 몸을 돌려 사무실 비밀번호를 누르며 낮게 중얼거렸다.
“많이 본 얼굴인데, 누구더라. 분명히 어디에서 봤는데...”
나는 편집장이 다른 누군가와 착각한거라 생각이 들면서도 어쩌면 그가 저 사내를 알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어쩐지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인쇄소에 전화 돌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일과를 끝내고, 편집장과 김 실장에게 인사를 건넨 후 사무실을 나서려는데 편집장이 불러세웠다.
“덕구야, 아까 길 물어봤다는 남자 있지?”
“네?”
맥락없는 그의 질문에 나도 모르게 반문했다. 대답하는 박자가 너무 빨랐다 싶다.
“아까 말야. 사무실 앞에서 길 물어봤다는 남자 말야. 그 남자가 뭐 물어보드나?”
별안간 그가 던진 질문에 나는 머리가 하얘졌다. 편집장은 여유로운 자세로 부채질을 하고 있었지만 어딘지 눈빛이 번뜩이는 것이 영 개운치 않았다.
“그게, 뭐라더라... 아, 군청 가는 버스를 타려면 어디에서 타느냐고...”
그렇게 대충 얼버무리고 편집장을 바라보는데, 내 속을 꿰뚫어 보려 애쓰는듯한 그의 눈빛은 여전했다.
“그래? 군청? 그러면 반대편에서 타야하잖아. 아까 그냥 직진해서 가던데.”
캐묻는 그의 말투에 나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다. 본능적으로 편집장에게 그를 들켜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왔다. 이럴수록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어보여야 한다.
“그러게요. 뭐, 바로 가는 게 아닐수도 있죠. 어디 들렀다 갈 수도 있고, 왜 그러세요?”
역으로 질문을 던졌다. 난처한 질문에는 질문으로 답하는 게 상책이다. 내 질문을 받은 그가 그제야 내게서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
“아니, 그냥 생각나서. 알았다. 들어가봐, 고생했다.”
나는 꾸벅 고개를 숙이고는 일부러 더 가벼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고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날 바라보던 편집장의 얼굴이 떠올라 자꾸만 마음이 불편해졌다.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데 그 사내가 건넨 말이 생각났다. 오후 내내 일이 바빠서 그가 한 말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데 그는 분명 박춘수가 사는 곳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이 아는 사이인가. 반갑게 인사를 나눌 이유가 없다는 건 분명히 알겠는데 박춘수의 말을 돌이켜보면 그는 그 사내를 모르는 것이 맞다. 다만 어디에선가 우연히 본 적이 있을 뿐.
나는 사무실이 조금 멀어졌을 때 박춘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조금 가는가 싶더니 박춘수가 전화를 받았다.
“어, 덕구야. 웬일이냐.”
“저 지금 퇴근하는 길인데, 시간 되세요?”
“오늘 수요일도 아닌데, 왜?”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전화로는 안되고?”
“좀 그래요.”
“그래? 알았어. 나 집에 있으니까 벨 눌러.”
나는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려다 바로 802호로 향했다. 엄마에게 가벼운 차림으로 자꾸 어딘가 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조차 어쩐지 부담스러웠다. 벨을 누르자 나를 기다렸는지 얼마 안 있어 박춘수가 문을 열었다.
“들어와.”
나는 괜히 주변을 살피고는 그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집은 여느 때처럼 잘 정돈되어있었다. 조명 덕인지 마음이 차분해졌다.
“무슨 일이야.”
자리에 앉기도 전에 박춘수가 물었다. 나는 자리에 앉으려다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질문을 받은 김에 박춘수를 향해 바로 서며 말했다.
“그 남자요. 보색. 그 남자가 오늘 절 찾아왔었어요.”
박춘수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눈빛이 살며시 흔들렸다. 나는 말을 이었다.
“박춘수 만나게 해 달라고. 모레 밤 10시에 운곡맨션 8층 올라가는 비상구 계단에 있을테니까 자기 좀 박춘수에게 데려다 달래요. 말할 것도 있고, 줄 것도 있다고.”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박춘수에게는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았다. 어떤 근거가 있다기보다 그것은 본능이었다. 지극히 본능적인 판단이었다. 그는 나의 말에 이렇다 할 대답은 커녕 미동조차 없었다. 무슨 생각에 잠겨있는지 그렇게 말이 없던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너도 와.”
놀란 쪽은 나였다. 나는 왜 오라는 것인가. 함께 있는 둘을 무얼 믿고 내게 오라는 것인가. 무엇 하나 확실한 것이 없는데 내가 무슨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될 줄 알고 그들의 만남에 끼어든다는 것인가.
그러나 거부할 수 없었다. 왜냐면 그 낯선 사내와 박춘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말이든, 내게 진실을 알려주고픈 어떤 마음이 두 사람으로부터 느껴졌다. 우리 세 사람 사이의 공통분모라고는 은옥 아줌마 정도뿐이고 나는 은옥 아줌마를 잃은 사람이니 그것이 무엇이든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현관문으로 향했다.
신발을 신고 문을 열려는데 박춘수가 등 뒤에서 말했다.
“덕구야, 앞으로는 우리 집에 오는 건 조심해야겠다. 혹시 모르니까.”
혹시 모른다는 그의 말에 편집장의 번뜩이던 눈빛이 떠올랐다.
(10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