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서

71부터 75까지

by 여름

71.

죽고싶은 날들이 지나면 살고 싶어지는 날들도 옵니다

그렇게 떠나버리면 얼마나 살고싶은지 모르잖아요

먼지 뒤덮은 새싹도 목을 가누이는 봄이 잖아요.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우리.


72.

어쩌면 모두는


잘했다 라는 말대신


수고했다 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지도 몰라요.



그걸 들으면 눈물이 나니깐요.


73.

겨우내 앙상하게 말랐던 것들이


실은 꽃분홍 속살을 숨기고 있었던 거였다.



겨울을 지나며 가장 볼품없이 기다리던 내게도


가장 아름다운 당신이 숨겨져 있는 거였다.


74.

자식이 밥 한 숟갈만한 슬픔을 퍼 나르면


부모는 끝도 안보여 캄캄한 우물 아래로


그 슬픔을 잠기운다.


신기하게도,


부모의 우물은 절대로 넘치지 않는다.


자식의 슬픔만큼 부지런히 깊어지기에...


75.

기대를 걸지 말아야 할 것 들에는 마음을 걸고


마음을 걸어야 할 곳들에는 10원짜리 동전 하나도 걸기 힘들다.


이상한 배팅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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