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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호사 G씨 May 19. 2024

입맛이 없어지다니!

사람이 걱정 근심이 늘어나면 식욕이 떨어지더라

참 아이러니하다.


이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이 사람의 편이 되어주고 싶고,

이 사람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싶고,

우리가 함께 돈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고 싶어서

돈을 공부하고 

돈을 벌고 모으는 방법들을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부동산이고 주식이고 

재테크에 전혀 관심도 없던 내가 

사람답게 살아보자! 고 마음 먹고 

내가 버는 돈, 쓰는 돈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돈 버는 방법을 찾아 여기저기 다니며 

별의 별 투자와 부업에 빠삭하게 된 건

모두 이 사람과 함께하는 미래를 조금 더 안전하게,

빠르게, 온전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아이를 세 명 나아 지지고 볶고 

알콩달콩 아기자기하게 따수운 가족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이 드니,

내가 하는 일만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 둘은 참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

본업에도 최선을 다하면서,

작은 돈도 허투루 쓰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 외에 사치도 자제하고,

편의점 라면과 선물 받은 치킨 쿠폰으로 데이트를 하고,

데이트 통장을 쓰고, 

불필요한 고급 레스토랑에 가지도 않고, 

보여지는 것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정말이지 건강하게 일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도, 현생은 참으로 쓰다는 걸 이따금씩 느낀다.

월급의 대부분을 저축하려 해도, 

생활비와 각종 경조사 비용, 필수적인 지출 등을 제하고 나면

대체 돈이 어디로 새는건가 싶게 아직도 목표치에는 한참 멀었다.



그러니 자동으로 내 마음은 오늘도 조급하고 동시에 막막하다.

돈 버는 뭐 획기적인 방법 없나 하는 생각에 하루 종일 빠져있고,

그러다보니 누가 요즘 이런 걸로 돈 번다는데 하는 이야기에

너무도 쉽게 흔들리고 조바심이 난다.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자극을 받으려 들어간 

독서모임에는 뭐 그렇게 잘나고 대단한 사람들 뿐인지,

젊고 건강하고 멋진데 이미 차에 집에, 

재테크에 통달한 사람들 천지삐깔이다.



나와 내 연인도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왔는데.

어디 가서 부끄럽지 않게 공부하고 노력하는데.

우리는 돈과 친하지 않을 운명인건가?

우리는 돈을 아직도 잘 모르는 건가?

우리가 모르는 돈 버는 법들이 있는 건가?

대체 저 사람들은 어디서 저렇게 돈을 벌고 모은 걸까?

하는 생각들이 거의 매일 매시간 매초 내 머리를 지배하고 있다.




입맛이 없을 수밖에 없지 않나.

먹을 것을 제일 좋아하는 먹잘알 내가 입맛이 통 없는 건

정말이지 자연스러운 현상 같기도 하다.



아 나도 돈 잘 벌고 잘 모으고 싶다!

내 사람과 우리 아이를 키우면서 

단란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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