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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즈 Aug 21. 2023

글쓰기 레벨업


요즘 글쓰는 방식

종이에 내가 쓴 한 문장을 적어 놓고, 골똘히 생각한다. 한 문장을 더 쓴다면 무엇을 쓸까. 단어하나를 동그라미 하고 국어사전에서 찾아 바꿔 쓸 말을 찾아본다. 있다. 바꾸면서 새로운 문장이 탄생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작업을 즐기기만 한다면 글쓰기는 내 삶에서 계속될 수 있다. 커피 잔을 마련하고 들이붓기 다른 말로 배경지식 활성화. 독자의 입장에서 연결고리를 찾아 접점을 마련한다. 그러기 위한 쉽고 정확한 방법은 에피소드 활용이다. 대신 에피소드가 확 드러나도록 자세하면서도 친절하게 쓰면 좋다. 디테일이 생명인 것은 말해 무엇하리. 자자, 다시 종이에 주제에 대한 생각을 휘갈긴다. 종이에 적힌 짧은 구절을 문장으로 만들어 노트북에 옮긴다. 지금 쓰는 이 단락과 연결되는 에피소드를 찾고 소재와 어우러질 책이나 내 소소한 일상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오늘 글을 마무리했다고 끝이 아니다. 내일 쓸 글감은 책에서 아이디어를 미리 따둬야 한다. 그러니까 쉼없이 흐르는 물처럼 부지런할 일만 남았다.


나와의 싸움은 계속된다

글을 계속 발행해야 하는지 며칠 쉬어가는 것이 좋은지 매일 나와 싸운다. 싸움에서 지기 싫은 이유는 지난 패배의 아픔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손을 놓아버리면 하루 이틀 뒤가 아니라 한 두 달 뒤가 돼버리거나, 길게는 육 개월까지도 손을 영영 놓아버릴 것 같아서 두려운 마음이 더 크다. 이런 내적 갈등을 혼자서 겪는다는 것 자체가 지금 내 컨디션이 좋지 않음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의외로 무언가를 꾸준히 하고 있을 때가 몸과 마음의 상태가 좋을 때다. 느려도 천천히 꾸준히 움직이는 물레방아가 낫지, 물레방아의 엔진을 아예 멈춘 다음 다시 돌리려고 하면 시작하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손을 아예 놓고 있지는 말자고 오늘도 다시 다짐한다. 잠시 지나가는 고비가 또 찾아왔을 뿐이라고 말이다.  


오늘은 운이 좋은 편이다. 메모해 둔 글감에 대해서 여섯 단락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지막으로 글감을 정리한 지가 언제인지 모를 만큼 한동안 일상에 대해서 쓰지 않고 지냈다. 몸이 아파서 귀찮아서 잠시 놓아버린 손은 어느새 끝을 알 수 없었고 매몰차게 끊어내고 다시 시작하는 에너지를 들이지 않으면 더 깊은 어둠으로 침잠할 내가 그려졌다. 막상 쓰게 되면 이리도 후련하고 많을 걸 써낼 거면서. 매일 같은 시간을 들여 써내는 작은 습관이 얼마나 내 일상을 크게 지탱했는지 새삼 깨닫는다. 작은 소재에 반응하고 일상의 빈틈을 찾아 어김없이 적어두는 일. 그것이 나를 구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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