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이야기
나는 매번 돈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상대 쪽에서는 언제나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역시, 장사가 잘 안 되시죠. 요즘 다들 책을 안 읽으니까요... 하고 진심으로 이해해 준다. 분위기가 허락된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말을 이어서 한다.
맞아요. 장사가 늘 잘 안 되지요. 그게 힘든 일이에요. 그런데 그것보다도 더 힘든 건 다른 데에서 와요. (중략) 장사를 할수록 제가 이상해지더라고요. 분명히 호젓하고 여유로운 책방이 되기를 바랐으면서, 정말로 손님이 너무 드문드문 오니까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지고요. 혹시 책이 너무 안 팔리는 건 내 큐레이팅에 문제가 있어서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내가 들여오고 싶은 책보다도 잘 팔리는 책에 기웃거리게 되고요. (중략) 돈에 연연하지 않고 살기 위해 마련한 공간 안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돈에 연연하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너무 웃기죠. 1순위가 돈이 아닌 삶을 위해 필요한 1순위가 돈이라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