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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즈 May 16. 2024

작은 질문을 만들어 보는 것만으로도

성장의 씨앗


여러분이 할 일이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수업을 듣고

집에 가면
질문을 하나씩 만들어 보세요.
 
나는 왜 이런 질문밖에 못하지,
너무 하찮을 것 아닐까.

괜찮습니다.
어떤 작은 질문이라도 좋으니
질문을 생각하고

그걸 다음 주에 와서
선생님께 질문해 보세요.

궁금한 것에 대해
찾아보는 것까지 하면
성장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대학교에서 진행되는 초등 토요 방과 후 수업이었고, 진행하는 사회자는 교육지원청 교육 담당 공무원이었고, 대학교 교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진행하는 사회자가 단순히 업무를 진행시키는 것만이 아닌, 프로그램 과정과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그들이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알고 있으며, 책임감을 갖고, 준비하는 태도를 보였다.


시작 20분 전, 그녀는 정갈한 복장으로 피피티 파일을 점검하며, 내용을 숙지하는 듯했다. 이내 객석으로 내려와 양쪽을 살피며, 아이들이 제대로 앉도록 안내했다.  



준비한 멘트의 한 줄 빛이 보이던 순간이었다. 도움이 될 만한 한 줄을 말했고, 끝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미리 철저히 준비했고 신경 쓰는 듯했다. 학부모에게 당부하는 세 가지 내용, 학생에게 당부하는 세 가지 내용이 모두 현실적이면서, 다년간의 진행에 따른 축적된 경험이 있는 자가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질문'을 꼭 해 보라는 말은 두고두고 인상적인 말이었다.


어떤 일을 할 때, 단순히 '일'이니까 진행하는 느낌이 아니라, 그 업무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져서 멋졌다. 차려입은 복장에서, 눈빛에서 단호함이 느껴졌다.     




프로 골프 선생님도 그랬다. 눈빛에 자신감이 차 있으면서,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김국진을 볼 때 예의를 차리는 듯했고, 가르칠 때는 조목조목 말하고, 상황을 판단해서 조끼를 드는 일 같은 할 일은 했다. 상대가 말을 하면 추임새를 잘 넣고, 그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 피드백을 했으며, 칭찬을 했다. 수업만 하지 않고, 웃으면서 분위기를 이끌다가, 정작 기술에 대한 수업을 할 때는 정확하고 세심하게 말을 하며 가르쳤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명확한 목표를 알고 있고, 그를 위한 여러 가지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한다. 프로 선생님이다.   




일에 대한 영혼 없음은 얼마나 힘이 빠지는가.


"The Devil Wears Prada"에서 주인공 앤디는 아주 의욕적인 커리어우먼으로 나오지만, 그녀가 의욕 없이 일하는 장면도 있었다. 바로 미란다 프리스트리 박사의 책임감 있는 비서로 일하게 된 후 첫날 장면이다. 앤디는 패션에 대한 지식이 없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워한다. 그녀는 지루하고 힘든 업무를 받아들이는데, 그 과정에서 그녀의 의욕이 꺾이거나 열정 없는 모습이 잘 그려진다.


"I could do this in my sleep." - "이건 꿈속에서도 할 수 있어."

"I have to go to work at Runway, one of the biggest fashion magazines in the world, and I have to deliver my friend's dry cleaning." - "내가 해야 할 일은 세계에서 가장 큰 패션 잡지인 런웨이에서 일하고, 친구의 드라이클리닝을 배달해야 해."

"I'm just one stomach flu away from my goal weight." - "내 목표 체중에 도달하기까지 한 번의 위장 인플루엔자만 남았어."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표의식이 없다면 영혼 없이 일을 대하며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대할 뿐이다. 주위의 어떤 사람도 그것에 영감 받기란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목표 없는 배낭여행은 일정이 없는 여행과 같다."

목표 없는 바람은
헤매는 것과 같다. -빅토르 휴고



목표를 떠올리면서, 오늘 내가 했던 그 일에 대해서, 질문을 하나씩 해보자. 작은 질문이라도 좋으니, 저녁이 되면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의 답을 꾸려보자. 어디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 뇌가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느껴진다. 사소한 것이라도 궁금한 것을 꼭 있을 터. 그 사소함을 대하는 태도에 성장의 씨앗이 있다.

 


+덧) 그날 나는 그 대학교의 도서관이 어디 있는지 궁금해 검색해 보았고, 지역주민이 연회비 3만 원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 그날 본 프로그램의 마지막 선물 같은 마술 공연에서 어떤 원리로 테이블이 둥둥 떠다닐 수 있었는지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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