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들이 노는 방법
댄서들이 노는 방법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춤을 추는 것이다. 같은 춤이라도 춤을 어떻게 추는지, 즐기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춤추는 게 일하는 것도 아닌데 시종일관 같은 동작만 반복하면 그리 재미있지는 않다. 그래서 다들 다양한 패턴을 배우고 여러 패턴을 섞어서 춤을 춘다. 하지만 패턴으로만 춤을 이어가도 결국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질리게 된다.
어느 날엔가 항상 무표정하던 사람이 춤추다가 웃는 걸 발견했다. 그 이후로 재치 있는 춤을 춰서 상대방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 목표인 적이 있었다. 춤을 추다가 상대방이 웃으면 남에게 웃음을 주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가슴을 채웠기 때문이다.
실수했을 때도 멋쩍은 웃음을 짓기는 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음악을 몸으로 표현하면 그걸 보고 참신하다며 웃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외국인들과 춤을 출 때 이런 동작을 하면 웃음에 더해 감탄하고, “Nice!”라며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지금 목표는 다르지만, 아직도 파트너에게 웃음을 주고 칭찬을 듣는 걸 좋아한다. 이제는 내가 재미있어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표현하고 항상 다른 춤을 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항상 새로운 춤을 추는 방법은 음악을 듣는 것부터 시작한다. 음악을 듣고 나면 그 가사나 박자를 어떻게 몸으로 표현할지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파트너와 연결된 상태에서 그 표현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를 다시 고민한다. 똑같은 음악에 똑같은 파트너와 다시 춤을 춘다고 해도 내가 표현하려는 부분에 항상 같은 동작이 아니기에 이어지는 표현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차이만으로도 다른 춤이 된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방법은 음악의 가사에 맞는 동작을 추가하는 것이다. 전체 가사를 다 알 필요는 없다. 알고 있는 몇 가지 단어, 춤으로 표현하기 쉬운 단어만 집중해서 들어도 충분히 재미있는 표현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Love”라는 단어 혹은 “I Love You”라는 가사를 듣는다면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으로 K-하트 모양을 만들어 상대방에게 보여줄 수 있다. 파트너와 음악을 같이 듣고 있다면 각자 팔 한쪽씩을 머리 위로 들어 큰 하트를 만드는 일도 가능하다.
가사에 “dance”라는 표현이 나오는 경우도 잦다. 이 단어를 듣고 그 타이밍에 춤추는 동작을 추가할 수 있다면 훨씬 재미있는 춤이 된다. 웨스트 코스트 스윙을 추고 있으면서 또 다른 춤을 보여주는 셈이니 말이다. 손을 머리 위로 들고 몸을 흔들거나, 무릎을 잡고 엉덩이를 흔드는 트월킹(Twerking), 혹은 파트너와 잡고 있지 않은 팔다리를 이용해서 춤추는 것도 가능하다.
“down”이라는 가사가 나올 때 앉고 “up”이나 “jump”에는 뛰거나 발끝을 들어 올리는 등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많다. 하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주관적인 표현을 자체적으로 해석해 보는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시도하지 못하는 가사를 몸으로 표현했는데 파트너가 알아봤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표현이다. 생각하는 것부터가 난관이긴 하지만 가끔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가사를 표현하는 방법 외에 리더들이 장난치는 방법도 있다. 리더들은 주로 패턴을 변형시켜서 장난을 치는데, A 패턴인 척하면서 B 패턴을 시도하거나 반복되는 음악이라는 핑계로 같은 패턴을 계속 반복하기도 한다. 다만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경우, 계속해서 팔로워가 도는 동작이라면 어지러워하거나 힘들어할 수 있으니 친하거나 잘하는 사람에게 시도하는 게 좋다.
다른 사람이 했던 표현 중 인상 깊었던 동작들은 기억했다가 다음에 춤을 출 때 다시 써먹기도 하면서 점점 더 많은 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같은 음악에 춤을 추더라도 음악을 표현하면 평범했던 춤도 유쾌하고 특별한 춤으로 바꿀 수 있다.
참고 영상 : 챔피언도 장난을 친다. Jordan & Nicole
이 글은 "여행에 춤 한 스푼"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어 일부 글을 삭제하였습니다.
책에 모두 수록하기 어려웠던 사진과 자료, 영상과 관련된 내용은 남겨두었습니다.
남아있는 글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일부만 삭제하였지만 전체 글을 읽고 싶으시다면 책은 아래 링크를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