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활공작소 Jul 27. 2023

여기 맥주 한 잔 주세요. 라거라 불리는 맥주의 진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롭게 하지만 적당한 건 무조건 좋습니다.

에일 맥주에 이어 라거 맥주로 돌아왔다. 라거 맥주는 대중적이면서도 호불호가 강한 맥주인데, 가볍고 통통 튀는 탄산의 청량감을 사랑하는 이가 있는 반면 혹자는 맹숭맹숭하다며 물 탄 거 아니야?를 외친다. OH, NO! 오늘은 이런 라거의 오해를 단단히 풀어보자. 에일이 낳은 자식이라 부르는 라거, 그 이야기 지금 시작한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롭게 하지만 적당한 음주는 삶을 풍성하게 합니다.



라거... 그 이름은

뭐라거라거..?ㅎ

브랜드 팀이 모든 업무를 끝내고 달려간 라거 크래프트 펍.. 사실 다양한 맥주를 판매한다.

에일이 낳았다고 말하는 이유는 하나다. 바로 에일보다 늦게 태어났기 때문. 높은 온도에서만 발효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양조가들이 낮은 온도에서도 발효가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거든. 라거는 낮은 온도에서 발효된 맥주다. 낮은 온도에서 발효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낮은 온도에서 활발해지는 효모가 신기했던 것이다. 그렇게 맥주가 만들어지고, 풍부한 향이나 어렵고 복잡한 맛이 아니라 직설적이고 단순한 맛의 또 한 번 놀랐다는 사실.


그래서일까. 라거는 투명한 황금빛과 톡톡- 터지는 강한 탄산감, 향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에일에 비하면 꽃이나 과일 같은 풍성하고 달콤한 향은 나지 않지만 은은한 고소함 같은 것이 솔솔 난달까. 그렇게 에일이 낳은 자식 라거는 널리 널리 퍼지게 되고, 우리나라에선 카스, 테라, 하이트로 탄생하게 되는데... 




라거, 편맥, 가맥의 대표주자

우리가 아는 그 맥주들

카스, 테라, 하이트, 맥스, 클라우드,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는 라거 맥주를 불러보자면 끝이 없다. 열의 아홉은 라거 맥주거든. 컵에 따라보면 라거 맥주는 금방 티가 난다. 맑고 청량함. 여기서 1차로 물 탔냐는 의심을 받고, 한 모금 하면 약간의 맹숭맹숭함에 다시 한번 묻게 된다. "진짜로 물 탄 거 아냐?" 이 밍밍함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이 순한(?) 맛 때문에 아무 음식에나 잘 어울린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맥주가 맛을 강하게 드러낼수록 페어링 할 음식은 고심하게 되니까 말이다. 천재 셰프 고든 램지도 음식의 맛을 돋보이게 한다는 의미에서 한국의 라거 맥주를 극찬했다지.




맥주 펍에선 뭘 먹어야 하나요?

일단 필스너 한 잔 주세요.

올드문래에서 판매 중인 동네 친구, 필스너

맥아의 곡물과 크래커 같은 맛이 살아 있고 향긋한 마저 느낄 수 있는... 쉽게 말해 미묘한 잡맛이 없어 초보자도 깔끔하게 마실 수 있는 맥주는 바로 필스너. 크래프트 펍에서 빠질 수 없는 라거 맥주랄까. 문래에 있는 어느 펍에서는 이런 필스너를 두고 동네 친구라고 이름을 바꾸어 판매하더라. 어제 만나고, 오늘 만나도 질리지 않는 친구같은 맥주라 그럴 테지. 가장 보통의 맛으로 스텔라와 필스너를 생각했는데, 내 픽으로는 필스너다. 스텔라는 조금 더 드라이하고 씁쓸한 맛이 느껴져 맥주 좀 마신다는 사람이어야 즐길 수 있달까.





여기 코젤 한 잔이요.

시나몬은 빼고요-

흑맥주! 하면 대부분 기네스를 떠올리겠지만 나는 코젤을 떠올린다. 코젤에 대한 두 가지를 고백하자면 코젤은 체코에서 마시는 게 짱이다. 특별히 맛이 있다기보단 본 고장에서 마셔봤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또 하나는 나는 사실 시나몬 잔뜩 뿌린 코젤이 좋고, 시나몬은 빼고요- 같은 소리를 해본 적이 없다. 굳이 빼달라는 건 조금 아는 척, 허세가 필요한 독자들을 위해서! 제임스 본드가 마티니를 시키며 "젓지 말고 흔들어서-."라고 주문하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대부분의 흑맥주는 흔히 떫은 맛이 강하고 진한 농도를 자랑하지만 코젤은 다르다. 조금 진한 보리차에 씁쓸하고 깊은 맛을 더했달까. 비슷한 계열로는 둔켈이 있는데 코젤보다 쓴맛이 적고 가벼운 흑맥주니 맥주 입문자에게 추천!




이 무덥고 습한 날씨에 에일이건 라거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그냥 시원하고 아찔하게 넘어가는 맥주 한 모금이면 충분한걸. 이날 우리가 마신 맥주만 10L쯤 된다. 중간쯤부터 소주도 함께 마셨으니 이날은 모두 배를 출렁이며 어지러워진 정신을 붙들었다. 삐죽삐죽 삐져나온 술의 자태로 발견한 채 한 번 더 잔을 기울이고, 귀를 기울이다 마음을 기울여 우리는 인생 네 컷까지 찍고 해산했다.


지난 에일 편에도 이야기했지만 읽다가 궁금한 것이 있다면 댓글을 달아보자!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에디터지만 최선을 다해 이야기해줄 테니.

매거진의 이전글 여기 맥주 한 잔이요! 근데, 에일 맥주가 뭐예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