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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by 있는그대로

제 목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지은이 ; 스랑수아즈 사강

출판사 ; 민음사


프랑스아즈 사강의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 이다. 필명 사강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인물에서 따왔다. 1954년 열아홉의 나이로 <슬픔이여 안녕>을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어떤 미소><한 달 후 일 년 후>등의 작품이 있다. 두 번의 결혼과 이혼, 알코올과 마약, 도박에 중독된 파란만장한 생애를 보냈고 2004년 심장과 폐질환으로 사망했다. “나는 사랑에 빠질 때마다, 그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게 진짜 사랑이니까” “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은 파문을 낳았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1959년에 출간된 프랑스 문학 작품으로 중년의 사랑과 자아를 탐구하는 섬세하고도 우아한 소설이다. 사강이 말줄임표3개를 꼭 넣으라고 당부했다는 일화가 있다. 주인공 폴은 39세 독신 인테리어 디자이너이고 자립적인 여성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내면에는 외로움과 공허함이 있다. 그보다 나이 많은 로제와 6년 연애를 이어가지만 로제의 자유분방한 태도로 폴은 외로움을 느끼고 주말을 권태롭게 보낸다. 그러던 중 14살 어린 시몽의 구애를 받게 되고 갈등하면서도 결국 시몽을 받아들이지만 마지막에 로제에게로 돌아간다.


이 책을 읽으며 폴은 정말 독립적인 여성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면서 사회생활도 잘하고 세련된 태도를 가지며 로제와의 관계에서도 자유를 허용하지만 정서적. 심리적 독립은 못한 거 같다. 그래서 폴의 내면은 불안정하다. 로제는 기다리게 하고 무시하고 떠나지만 폴은 그를 떠나지 못한다. 오랜 익숙함 정서적으로 의존하는 전형적 여성이다. 14살 어린 시몽의 사랑에 흔들리지만 타인의 시선과 자신의 나이를 생각하며 억제한다. 사람들의 험담이나 앞으로 강조되어 드러날 시몽과의 나이 차에 대한 두려움 이상으로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모욕감이었다. 사람들이 얼마나 신이 나서 떠들어 댈까. 그녀 자신은 스스로가 늙고 지쳤다고 생각되어 약간의 위안을 얻으려는 것뿐인데 그들은 그녀가 젊은 남자나 좋아한다며 요란스럽게 입방아를 찧어 대리라. 사람들이 자신에게 입에 발린 말을 하는 동시에 잔인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자 그녀는 구역질이 났다. p160-161 마지막 문장 전화벨이 울리자 폴은 로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미안해, 일 때문에 저녁 식사를 해야 해. 좀 늦을 것 같은데...” p237 로제는 변하지 않았고 폴은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로제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이 책장을 덮으며 나이 많은 여자의 체념 서글픔으로 느껴졌다. 폴이 로제를 떠나 다른 사랑을 찾을 수는 없었을까

주인공 폴, 로제, 시몽의 세 가지 사랑 세 개의 고독을 생각해 본다.

폴은 시몽의 순수하고 강렬한 사랑을 알지만 그 감정에 모든 것을 내 맡기지 못하고 갈등하며 로제가 젊은 여자들을 만나며 자기를 방치하는 것을 알면서도 관계를 끊지 못한다. 습관 오래된 것의 편함을 택한다. 로제와의 만남 속에서 항상 고독하고 로제가 없는 시간이 권태롭다.

로제는 폴과 6년 연애를 하지만 젊은 여성을 만난다. 사랑을 소유하지 않으며 구속받고 싶지 않아 하며 익숙함에 관계를 유지하지만 폴의 감정을 살피지 않는 자기중심성의 인물이다.

시몽은 감정을 중시하고 나이차나 조건을 중시하지 않으며 몰입하고 열정적인 순수하게 헌신하는 타입이다. 폴. 로제. 시몽 모두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폴에게 감정적으로도 독립적인 여성이기를 희망해 본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자기 자신 이외의 것, 자기 생활 너머의 것을 좋아할 여유를 그녀가 아직도 갖고 있기는 할까? p87

폴은 브람스 즉 휴일에 가지는 자신만의 취미가 없어서

고독했던 것은 아닐까?


폴은 왜 로제를 떠나지 못할까?

로제와의 사랑에 자신이 없고 미래가 불안하다. 그러는 가운데 시몽과의 사랑이 끝나감을

느낀다. 일요일 저녁의 적막함, 혼자 먹는 식사의 공허함을 알기에 온전한 사랑을 주지 않는 로제의 애매한 사랑에 작은 온기를 기대하며 머문다. 익숙해진 감정을 택한다. 고요한 슬픔에

익숙한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로제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로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한다고 여기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p87)는 것을 알면서도. 어쩌면 자신이 그들의 사랑을 위해 육 년 전부터 기울여 온 노력, 그 고통스럽고 끊임없는 노력이 행복보다 더 소중해졌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익숙한 그의 체취와 담배 냄새를 들이마시자 구원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울러 길을 잃은 기분도. p234


나이먹은 여자의 오래된 사랑 앞에서 권태로운 모습을 본다.

책 처음부터 시간을 죽이기(p9) 불안정한 무기력 (p10) 지속될 수 없다 (p10) 지쳤다 (p12) 지친 모습 (p14)등 으로 표현되고 있다. 폴은 아마 로제를 다시 만나면서 로제의 자유(바람)롭고 싶어 하는 것이 변하지 않듯 자신의 삶이 변화되지 않을 것을 알았을까. 브람스 자기만의 기쁨을 찾아 자기만의 시간을 채우는 법을 알았으면 하는 안타까움으로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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