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출발
몇 번이나 짐을 쌓다 풀었다 하며 키로수를 쟈 보았다. 소주를 3병 넣었다가 1000리터 1병 이하 해서 두병은 다시 꺼내 놓고 드디어 출발ㅡ
사의가 온다는 거 괜찮다고 누가 요즘 마중 나가냐고 말했는데 가방을 지고 매고 캐리어 4개를 옮기기가 쉽지는 않다. 공항버스까지 20분 걸어야 하는 부담감ㅡ택시 타기도 쉽지 않다.
사위가 차를 가지고 오니 땡큐.
임신 중이라 같이 가지 못하는 딸과 사위가 많이 아쉬워한다. 미안한 맘이 든다. 너희는 기회가 많겠지. 휴학 중인 막내와 딸이 함께하니 든든하다. 체크인은 집에서 미리 했기에 셀프 수하물 접수를 간단히 하고 저녁을 먹었다.
지문을 찍고 검색대를 지났다.
아시아나비행기에 오르니 담요 실내화 칫솔이 있다. 땡큐.
한 시간쯤 되니 기내식이 나온다.
나는 공항에서 북촌 순두부를 먹었음에도 쌈밥을 먹는다. 옆자리의 중국남자분도 쌈밥이다. 오른쪽의 젊은 여자는 밥은 안 먹는다.
중국남자는 밤새 드라마를 보고
젊은 여자는 웅크리고 잠만 잔다
나는 자다 깨다 영화를 보려니 소리가 너무 작아 포기하고 스도쿠를 한다.
뒷좌석의 딸은 70대 필리핀 남자와 60대 중국인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들 효도관광 하느라 바쁘다.
성격이 좋은 탓이다.
얼핏 잠이 들었는데 소란스럽다. 승무원들이 바쁘게 왔다 갔다 하며 수습하느라 바쁘다. 여자 둘이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기고 변명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가운데 앉은 남자가 창문을 열려다 창가의 여자몸에 닿았고 잠을 자던 여자가 소스라쳐 소리를 질렀다ㅡ고 추측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