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저녁 딸이. 씻는 동안 잠시 누워있는다는 것이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세탁기가 돌고 있었다. 세탁실에 들어가니 옷들이 세탁실 탁자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건조가 덜 되었겠거니 했다. 잠시 후 여니가 응접실에서 불렀다. 열이 나고 있었다. 막내에게 옮을까 봐 나름 같이 안 자고 응접실에서 잤다. 가지고 온 감기발열약을 먹였다. 빨래통에 있는 것을 세탁한 것인 줄 알고 널어놓았고 흰색 자기 옷에 얼룩이 있어서 다시 빨았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다시 세탁기를 돌렸다. 여니는 약을 먹고 잠이 들고 딸이 나와 같이 커피를 마시며 지난 얘기를 했다.
그땐 다들 서툴고 힘들고 어려운 때였다. 그래도
잘 커준 착한 아이들이 고맙다. 자기에게 딱 맞는 능력 있고 착한 사위들 만나 잘 사니 고맙다.
아침으로 누룽지를 끓여 먹고 숙소 나갈 채비를 했다. 여니는 흙먼지에 뒤덮인 운동화를 빠느라 물범벅이 되어 잔소리를 듣고 감기로 관리대상이 되었다. ㅡ아빠의 관리에서 벗어난 막내는 좋아라 했다
시에라산맥을 달려 자이언 세콰이어 숲길을 찾아갔다. 마리포사 그로브 방문자센터에서 사진을 찍고 간식을 사서 산책을 했다. 805년 된 나무의 단면이 전시되어 있었다. 셔틀이 운행 안되는지 걸어가라고 했다. 숲길을 걷는 것은 언제나 좋다. 딸이 발목이 아프다고 파스를 붙였는데 갈 수 있다고 하고 여니도 감기지만 같이 가기로 했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오가는 사람들이 더욱 밝게 인사를 건넸다. 한국사람도 꽤 있었는데 한 팀도 인사를 주고받지 않았다. 우리도 먼저 인사를 건네지 않았으니 쌤쌤이긴 하다.
불근 색의 커다란 자이언 세콰이어들이 얼마나 오래되고 큰지 가늠하기도 힘들었다. 그저 놀라고 사진 찍기에 바빴다. 쓰러진 나무 밑동이 사람키보다 크고 넓이도 사람키보다 크다.
작년 화재가 있었다고 하더니 불에 탄 나무들이 많이 있었다. 어는 곳에선 탄 냄새가 진하게 나오기도 했다. 작은 다람쥐 청설모 사슴도 가까이서 보고 딱따구리가 나무 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3천 년 된 세콰이이는 번개를 맞아 키가 더 크지는 못한다고 한다. 옆으로 뻗은 가지중 팔근육 알통을 연상케 하는 것이 있어 신기했다. 그 리질리 자이언트는 63미터 둘레 29미터로 자유의 여신상과 비슷한 크기라고 한다. 아랫부분에 검게 탄 자국도 자연의 예술로 다가왔다.
나비를 뜻하는 마리포사 지역을 벗어나 인도식당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갔다. 역시 인도사람들은 손으로 밥을 먹고 우리는 숟가락을 이용해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