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어쩌다 노산>을 읽고
의학적으로 35세 이상부터는 고령 산모로 분류된다. 다시 말해 노산이다. 첫 출산의 평균연령이 이미 33세에 이를 정도로 출산 연령이 높아진 마당에 35세라니. 당연하게도 전체 산모의 무려 3분의 1 정도가 노산이다. 효과적인 피임 방법이 발명되기 전까지 대다수 문화권의 여성들은 대략 18~20세에 첫 임신을 시작했다. 임신, 출산, 육아가 현대인에게 부담스러운 이유 중 한 가지는 우리의 생물학적 나이일 것이다. p.46
생각해 보면 모성은 따듯하고 관대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외로움과 결핍을 베이스로 한 두려움과 설렘이 있고, 긴장과 각성을 요구하며 방어력과 초인적인 힘이 필요한, 야만적이고도 파괴적인 강력한 감정이다. 그 정도는 되어야 나와 내 새끼를 지킬 수 있다. p.43
잠든 태랑을 가만 내려다보았다. 인간이 천사를 상상할 때 왜 날개를 단 아기를 그리는지 알 것 같았다. 가장 사랑스럽고 가장 신비한 존재에 대한 찬사일 것이다. 나는 태랑의 작은 손에 내 손가락을 넣어보기도 하고 머리를 쓰다듬다가 급기야 통통한 볼에 입을 맞춘다. 아이가 내쉬는 달큰한 숨 냄새를 한껏 맡았다. 태랑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p.38
모든 이미지의 출처는 Freepik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