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금살금 숲 속의 사냥꾼이 조심스럽게 수풀을 헤쳤습니다. 그곳에는 다름 아닌 하얀 털의 아기 곰돌이 한 마리가 있었어요. 그 곰은 어미를 잃은 게 분명했어요. 사냥꾼을 본 아기 곰은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답니다.
사냥꾼은 주변에 어미 곰이 나타날까 봐 겁을 먹고 조심스레 아기 곰에게 다가갔어요. 하지만 어미 곰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기 곰에게서는 묘한 편안함과 안정감이 느껴졌어요. 그제야 사냥꾼은 아기 곰을 조심스레 안아서 자루에 담은 후, 통나무집으로 돌아왔어요.
사냥꾼은 그곳에서 아기 곰을 정성껏 돌봤어요. 아기 곰은 너무 연약해서 겁이 많았답니다. 평소 날렵한 활솜씨로 여러 맹수를 명중시켰던 사냥꾼도 아기 곰 앞에서는 어쩔 줄을 몰라했어요. 아기 곰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거든요. 그래서 아기 곰의 이름을 ‘달콤이’라고 지어주었어요. 아기 곰 생각만으로도 하루가 달콤해지는 것 같았거든요.
어쩐지 아기 곰 달콤이는 사냥꾼과 함께할수록 점점 더 연약해지는 것 같았어요. 사냥꾼이 데려온 고양이를 봐도 놀라고 개를 봐도 놀라고 독수리를 봐도 겁먹고 도망칠 뿐이었어요. 심지어 통나무집에 매달린 거미줄 위에 거미를 봐도 오슬오슬 몸을 떠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기 곰 달콤이는 통나무집 창문사이로 들이치는 달과 별에는 유난히 눈빛이 반짝였어요. 마치 달과 별과 무언가 통하는 것만 같았어요. 어떨 땐 신비로워 보이고 어떨 땐 이상해 보이기도 했어요. 이상한 점이 한 가지 더 있었어요. 달콤이가 온 뒤로 사냥꾼은 행복하고도 달콤한 꿈을 꾸는 날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사냥꾼은 그저 함께 사는 가족이 생겨서 그런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죠.
사냥꾼은 달콤이 일로 너무 걱정이 되어서 고민도 해보고 다른 사냥꾼들과도 이야기해 보았어요. 그들의 조언을 받고 여러 가지 훈련도 시켜보았어요. 하지만 그럴수록 아기 곰 달콤이는 나가떨어져 울기만 할 뿐이었어요. 달콤이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고 곱고 하얀 털만큼이나 마음도 너무 여렸어요.
그러던 어느 날 사냥꾼이 오래 마을로 다녀와야 했어요. 혼자 두고 갈 수 없었던 사냥꾼은 달콤이를 데려갔어요. 그런데 달콤이는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드림캐처에 눈이 뺏기고 말았어요. 드림캐처를 만져도 보고 혀로 날름 맛도 보고 결국 그 드림캐처를 손에 쥐었어요. 사냥꾼은 그 모습을 의아하게 보았죠. 결국 그 드림캐처를 사주었어요.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야 알게 됐어요. 아기 곰 달콤이는 달콤한 꿈을 꾸게 하는 마법의 곰이었단 것을요. 달콤이는 사실 어미도 없었어요. 달콤이는 곰들을 사냥꾼의 위협에서 구하기 위해 어느 날 숲 속에 나타난 신비로운 존재였던 거예요. 달콤이는 드림캐처로 사냥꾼에게 지금까지의 꿈보다 훨씬 신비롭고 아름다운 또 다른 꿈을 보여주며 사냥꾼이 곰 사냥을 멈추도록 했어요.
사냥꾼은 달콤이 덕분에 세상 사람들이 편안하게 잠드는 침대를 만드는 일에 흥미를 붙이게 됐어요. 달콤이와 함께 드림캐처도 많이 만들어 팔았어요. 달콤이 덕분에 숲 속의 곰들은 행복해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