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선물해 준 세 가지 단어는 컴퓨터, 시계, 창문이다. 이 세 단어에서 나의 삶의 기쁨을 찾아보고 싶다.
어린 시절, 외삼촌이 컴퓨터를 선물해 주셨다. 그 당시 최신형인 486 컴퓨터였다. 그렇게 우리는 컴퓨터를 일찍 접했다. 나는 초등학생 시절, 방과 후수업에서 컴퓨터를 배우면서 집에서 많은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그림판으로 인형 옷 입히기 놀이를 했다. 그림판에 캐릭터와 옷을 여러 개 그린 후 복사, 붙여 넣기로 혼자서 사부작거리며 놀았다. 그리고 후에는 주로 시뮬레이션 형 게임을 즐겼고, 후에는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네티즌들과 소통했다. 컴퓨터를 잘 다뤄 수업 시간에는 속도가 빨라서 재빨리 과제를 수행하고 몰래 딴짓하곤 했었다. 지금도 컴퓨터는 나에게 좋은 친구다. 주로 강의를 듣거나 노래를 듣거나 블로그나 브런치와 같은 글쓰기를 주로 한다.
나는 시계에 대한 애정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주로 휴대폰 시계를 많이 쓰기 때문이다. 한때 잠깐 손목시계를 쓴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쓰지 않는다. 시계에 대한 추억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굳이 찾자면 2년 차 때 학교에서 전교생과 해시계인 앙부일구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과학업무 담당자여서 대전국립과학관에서 천체관측차를 초청해 밤에 별을 관찰했는데 어두워지길 기다리며 강당에서 DIY 앙부일구를 만들었었다. 너무 까마득한 옛날이라 또렷이 기억나진 않지만, 뜻깊은 시간들이었다.
창문은 은유로 이야기해 보고 싶다. 마음의 창문을 닫으면 숨이 막히고 세상과 단절되는 기분이 든다. 정여울 작가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빌어 대상에 대한 상실을 주체에 대한 상실로 여기게 되면 우울증이 온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우울증에 빠진 적이 있었다. 나는 아무리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해도 우울증이 오진 않았었다. 하지만 누명을 쓰고 짝사랑에 계속해서 실패하고 조리돌림을 당해서 더는 버틸 수가 없어서 결국 우울증에 걸리고 말았다. 한때 자살도 생각했었지만, 엄마한테 “죽긴 왜 죽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게 나를 살린 것 같다.
나는 살면서 반딧불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언젠가 <반딧불이의 묘>라는 애니를 보고 반딧불이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내 동생이 추천해 준 노래인 <나는 반딧불>이란 노래를 듣고 정말 아름답고 눈물겹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청정지역에만 사는 별처럼 빛나는 반딧불이를 보러 가고 싶다. 반딧불이는 깨끗한 곳에 사는 아름다운 별이기에 세상에서 상처를 받기 쉬운 것 같다. 컴퓨터, 시계, 창문처럼 평범한 사물에서도 우리는 삶의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 단어 하나하나에 얽힌 사연만큼이나 반딧불이와 관련해서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 아름다운 노래처럼~
https://youtu.be/x9Jz2OueIGY?si=wlOlAU-0pSlbpdD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