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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꿈, 그리고 가족 – 나를 지탱하는 것들

by 루비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세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건강, 자아실현, 가족이다.


이 세 가지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건강이 없으면 다른 것도 실현이 불가능하다. 물론 배로 노력해서 극한의 인내심을 발휘하면 가능할지 몰라도, 사실 건강하지 않다면 남들보다 훨씬 힘이 많이 든다. 건강하기 위해선 일단 일상의 루틴을 만들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몸을 자주 움직이며 하루에 물을 많이 마시고 여력이 된다면 영양제도 챙겨 먹으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인은 수면의 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질도 떨어진다고 한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50대부터 수면 시간이 7시간이 못 미쳤던 연구 대상자들은 20년 뒤 치매 위험도가 30%가 증가했다고 한다. 숙면하는 동안 뇌척수액이 독성물질을 흡수해 주는데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잠이 잘 오지 않을 땐 유튜브에서 빗소리를 듣거나 ASMR을 즐겨 듣는다.


두 번째로 중요한 가치는 자아실현이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란 소설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저는 이따금씩 에드가 린턴과 힌들리 언쇼를 비교해 보곤 합니다. 똑같은 여건 속에서 어떻게 그렇게까지 딴판인지 충분히 납득이 가지 않았던 겁니다. 부인한테는 두 분 모두 물러터졌었고 아이를 좋아했는데, 그 점에서는 어째서 같은 길을 걸어가지 않았을까요, 그것이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거예요. 언뜻 보기에는 머리가 명석한 힌들리가 도리어 나쁘고 약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힌들리는 배가 파선했을 경우 선장도 선원도 구조작업을 하지 않고 우왕좌왕할 것 같은 사람이었어요. 이에 반해서 린턴에게는 성실한 용기가 있었습니다. 하느님을 믿었고 하느님으로부터 위안도 받았습니다. 한 사람은 희망을 가지고, 다른 한 사람은 희망을 버렸던 것입니다.


힌들리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폐인이 되어 아들도 내팽개친다. 하지만 에드가 린턴은 똑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희망을 발견했고 딸을 지키며 삶을 지속해 나간다. 문학 속 한 예이지만 나에게 삶의 희망은 바로 꿈꾸는 것, 자아실현과도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신앙심도 중요하지만, 무언가를 꿈꾸고 소망하더라도 나의 노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듯이 하느님을 믿더라도 나의 성장과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보다 스스로 온전히 설 수 있을 때 주변 사람들과 더 잘 어울려 지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아실현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삶은 여러모로 참 건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가치는 가족이다. 인생에 있어서 가족만큼 소중한 건 없는 것 같다. 세상이 다 나를 떠나고 모욕하고 배신해도 가족만큼은 든든한 내 편이 되어준다. 설사 내가 가진 것을 모두 잃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아도 가족은 나를 지지해 준다. 그런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하늘이 이어준 연이라고 생각한다.


이상 내가 살아갈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 소중한 가치를 알아봤다. 어떤 사람은 행복이나 자유나 친구나 정의가 더 중요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나도 물론 그 모든 가치들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여긴다. 그러나 내 기준에서는 건강과 자아실현과 가족을 잘 지킬 수 있으면 행복과 자유, 친구도 저절로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정의롭게 이루어나가고 싶다. 그렇다면 삶이 아무리 외롭고 슬프고 절망적이라고 느껴질 때조차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다.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이 세 가지를 지키며, 내 삶을 소중히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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