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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화의 <용사산업기사 따기>
1화. VR기기와 용사
◆ 배달한 건 VR기기,
도착한 건 이세계 학원?
이건 판타지가 아니라 자격증 시험이었다!
“아 오늘도 손님이 없네”
그러던 중 갑자기 앞에서 사람이 손을 흔든다. 드디어 첫 손님이다.
“저기요 아저씨 제가 급해서 그런데 이것 좀 배달해 주세요”
배달? 이건 택시인데.. 술 취한 사람인 건가?
“저희 배달은 안되는데... 법위반이에요”
“아 진짜 급해서 그래요. 제발.. 더블로 드릴게요”
“그래도 안되는데... 어딘데요?”
이것마저 안 받으면 오늘의 수입은 0원이다. 기름값 나간 거 생각하면 마이너스다.
신고할까 겁나긴 하지만, 제대로 완수만 한다면 큰 일은 없을 거다. 보니까 물건도 작은데?
“용사의 집에 김용사 님께 전해주세요”
용사의 집이면 여기서 차로 10분 거리. 가까운 곳이다. 그런데 용사의 집주인이 김용사였나? 그래서 용사의 집? 군인들 가는 곳이 아니었구나..
“뭘 전해야 하는 거죠? 마약이나 이런 거면 곤란한데”
“마약은 절대 아니고요. VR체험할 수 있는 기기예요”
“귀중품은 단가가 올라가는데...”
이게 마지막 손님일지도 몰라. 집에 있는 내 자식 생각하면 어쩔 수가 없다.
“알겠어요, 10만 원 드릴게요”
좋았어!
“출발하게요 뒤에 잘 묶어주세요”
손님은 재빠르게 안전벨트를 채웠다. 나는 문이 닫히자마자 쾌속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 나보다 빠른 사람은 없다. 10만 원 이면 내 자식에게 원 없이 먹일 수 있어!
나는 초고속 질주로 1분 만에 용사의 집에 도착했다.
“똑똑똑”
음?
“안 계세요?”
“아 싫어요 돌아가세요”
“아 저.. 택밴데요. 택배전해드리려고...”
택시기사인 걸 밝히면 안 된다. 신고를 할 수 있기 때문. 물론 안 하겠지만. 반응이 약간 이상하니 정체를 숨기자. 또 괜한 설명을 길게 하긴 그렇다.
“안 받아요. 갖고 돌아가세요”
이런 돌발상황이 발생할 줄 몰랐다.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갖고 돌아가야 하나? 근데 되돌려 주려면 원래 있던 곳으로 가야 하나? 전화번호도 이름도 모르는데.
“아.. 이게 환불이 안 되는 거라. 꼭 받으셔야 돼요”
“그런데 택배가 어딨어요! 갖고 돌아가시지 않으면 신고합니다!”
뭐라고 말해야 받을까.
“환불하려면 택배비가 추가로 들거든요. 택배비 주세요”
“네? 뭐라고요? 얼만데요”
“10만 원입니다”
나도 그 의뢰자와의 의리가 있기 때문에 꼭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약간 거짓말을 해버렸다.
문이 열리고 게임폐인 같은 사람이 나왔다. 수염은 덥수룩하고 눈은 퀭 했다.
나는 그 사람에게 택배를 전달하려고 했는데
“자 여기요. 10만 원”
“네?”
나는 순간 굳고 말았다. 진짜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나? 아무리 물가가 올라도 택배비가 10만 원이 안 될 텐데. 한 10년 후 면 가능할지도? 아니 근데 돈을 왜 주지?
“손 아파요”
“네...”
그렇게 나는 돈을 받았고, 문은 다시 닫혔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20만 원 부를걸..
얼마 후 나는 집에 왔다. 원래 장소에도 가봤는데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 택배상자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택배를 놓고 오려고 했으나, 돈도 받았는데 놓고 오긴 그랬다. 이 택배를 어떻게 주인에게 돌려주지? 경찰서에 맡겨야 하나?
“커피야, 맛있어?”
내 자식 커피에게 오늘 번 돈으로 사료를 줬다. 2kg에 만 원짜리.
“좀 더 맛있는 걸 주고 싶은데.. 기름 값 내고 회사에 정산금 내고 하면 남는 게 없어”
커피는 배가 고팠는지 맛있게 먹었다. 나도 밥을 먹은 뒤 잠에 들었다.
내일은 손님이 많았으면 하고 말이다.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휴대폰을 봤더니 사장한테 전화가 오고 있다. 아침 6시부터 웬 전화지? 어제 택배가 뭐 잘못됐나? 누가 신고했나? 나는 전화받기가 두려웠지만 받았다.
“야 너 그만둬”
“네?”
"택배일이나 하라고"
역시나 그 여자가 신고했다.
"아니.. 손님도 없고 해서.."
"아무튼 그만두고 그 물건은 알아서 처분하래. 경찰에 신고는 안 한다고 했으니까.. 과태료내고 그런 건 없을 거야"
"아.."
잘됐다. 어차피 돈도 안 벌리잖아? 이번에 택배로 갈아타도 될 거 같다.
사장은 그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근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겼다. 물건을 왜 안 찾지?
나는 그 물건이 의심스러워졌다. VR기기라고 했는데, 고가의 물건을 되돌려 받지 않는다라. 혹시 시계 폭탄?
"커피야 너는 어떻게 생각해?"
집안에 있는 커피에게 물었다. 대답이 없는 커피. 대답이 없을 녀석이 아닌데.
"커피야 뭐 해? 그거 뭐야?"
처음 보는 물건을 핥고 있는 커피. 마루를 보니 상자는 찢겨 있었다. 그 택배의 물건이었다.
나는 커피에게서 그것을 뺐었다.
"VR처럼 생기긴 했는데... 한 번 써볼까? 이제 내 건데..."
나는 게임기를 켜고 연동을 하려고 했다. 그리고 VR기기를 쓰고 전원을 눌렀다.
"용사입시학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설정을 만지지도 않았는데, 이상한 문구가 떴다.
"준비가 되셨나요? 대답해 주시면 돼요"
"네"
마왕이랑 연애하는 용사게임이었으면 좋겠다. 대답을 마치자마자 주변이 바뀌었다. 흡사 이세계에 온 것 같았다. 커피가 내 어깨 위에 올라왔다. 와. VR이 이렇게 발전했나. 진짜 같아.
"용사님이다!"
등 뒤에서 소리가 났다. 거기엔 열댓 명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한테 다가오기 시작했다.
"용사님 왜 이제 오셨어요! 입시학원신청기간이 끝났다고요"
무슨 말이지? 아무튼 내가 용사라니까..
"난 용사가 아니고 기사예요. 내 이름은 김제로. 제로지만 감동은 백이죠.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으나 그대의 아리따운 얼굴을 보니 내가 잘못한 거 같구려"
"... "
뭐지? 왜 아무 대답이 없을까? 아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선택지를 누르는 건가? 근데 선택지가 안 보이는 데. 나한테 왔던 무리가 뒤돌아서 마을로 돌아간다.
"용사라고 해주니까 지가 진짜 용사인 줄 아나 봐"
"그러니까. 내가 볼 땐 쟨 바로 탈락이다"
내 말이 제대로 상호작용은 한 거 같다. 게임이라고 생각해서 너무 오버를 한 게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저기 장난이었어요, 제가 이 게임은 처음이라?"
뒤돌아가던 사람들이 나를 다시 봤다. 그러고선 역시나 그렇지라는 미소와 함께 나한테 다시 다가왔다
"그럴 줄 알았어요. 근데 좀 학교생활할 때 혼자 놀고 그러지 않으셨어요?"
나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그 사람들과 마을로 갔다. 마을에 가는 길에 이 게임은 진짜 리얼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걸 느꼈다. 진짜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근데 늦게 오셔서 신청이 될지 모르겠어요"
"무슨 신청이요?"
"용사입시학원 신청이요"
대학입시학원처럼 용사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가는 곳인가?
"그럼 전 지금 용사가 아닌가요?"
"눈치는 좀 없으시네요"
"음.. 근데 처음엔 동료 만나고 버섯 잡으면서 크지 않나요?"
내가 어렸을 때 했던 게임은 그랬다.
“아무래도 많이 죽으니까요... 어느 정도 훈련은 시키고 보내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요”
“뭐 죽으면 어때요? 성녀님도 보고 좋은데?”
“손 줘보세요”
나는 손을 내밀었다. 내 손을 잡았다. 따뜻하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단도를 꺼내더니 내 손에 그었다. 피가 나기 시작했고 아픔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 이거 아픈데...”
나는 현실세계에서 뭐가 잘못됐나 생각해서 VR기기를 벗으려고 했다. 하지만 내 몸 어디에도 VR기기는 없었다.
“용사님, 이건 게임이 아니에요, 용사님의 목숨은 하나예요”
뭐지? 내 어깨 위에 있던 커피를 봤다. 커피는 털이 바짝 서 있었다. 커피는 VR기기를 안 썼는데..
“접속 종료!”
“접속 해제”
“강제 종료”
나는 명령어인 거 같은 것을 많이 외쳤다. 하지만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었다.
@ 작가의 말
재미로 써봤어요.
❤️이 글은 사랑하는 동생(우준영)이 남긴 유쾌하고 진심 어린 이야기입니다.
작은 공감과 댓글 하나가, 그의 세상에 따뜻한 숨결이 되어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