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동화> 동고비의 마지막 그림

by 루비



숲 속 마을에 아름드리나무가 우뚝 솟아 있었어요. 그 나무에는 작은 딱따구리 둥지가 하나 있었죠. 추운 겨울이 잦아드는 2월, 딱따구리 가족이 새 둥지를 찾아 떠나고 원래 있던 딱따구리 둥지에 새로운 새 부부가 입주를 했어요. 바로 ‘동고비’ 부부. 부부는 진흙과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딱따구리 둥지를 보수하고 그 둥지에 새 알을 낳았답니다.

그런데 아비새가 어미새에게 말했어요.


“내가 꿈을 꿨는데 아들 새는 다리가 아픈 채로 태어나는 걸 꿨어.”

“꿈은 꿈일 뿐이에요.”


얼마 후 알에서 차례차례 동고비 새끼가 태어났어요. 밝은 청회색의 흰색 반점이 있는 귀여운 남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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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와 남매 동고비는 하루하루가 행복했답니다. 나무를 기어 내리며 곤충이나 거미를 잡아먹고 한낮에는 숲 속마을을 자유롭게 비행했어요. 점차 봄이 다가오면서 숲은 푸릇푸릇한 잎사귀들로 싱그러웠고 밤이 되면 밝게 빛나는 별과 은은한 달이 숲 속 정취를 낭만으로 가득하게 했죠. 언제까지나 행복할 것만 같았어요.

어느 날 부부 동고비가 먹이를 구하러 비행을 나간 후, 남매 동고비가 둥지에 남아서 놀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 멀리서 굶주린 참매 두 마리가 남매 동고비를 사냥하게 위해 맹렬한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어요. 누나 동고비는 필사적으로 동생 동고비를 지키려고 했지만 참매가 그만 동생 동고비를 물고 날아갔어요. 누나 동고비는 있는 힘껏 목청껏 소리를 질렀죠.


“엄마, 아빠. 동생이 잡혀가요. 살려주세요.”


때마침 부부 동고비가 날아와 필사적으로 참매와 싸운 후 구해낼 수 있었어요.


이 일로 남매 동고비는 많은 상처를 입었답니다.


그리하여 부부 동고비는 남매 동고비를 ‘새 병원’에 데려갔어요. 누나 동고비는 의학적 지식으로 무장한 새 박사 덕분에 점차 마음의 안정을 취해갔어요. 누나 동고비는 ‘새 병원’을 제2의 둥지처럼 여겼답니다. 포근하고 따스했어요. 동생 동고비도 데려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동생 동고비는 참매한테 물린 기억으로 누나보다 상처가 더 깊어서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했어요. 그래서 둥지에서 나뭇가지를 모으는 것으로 스스로 치유해 나갔죠.


동생 동고비는 나뭇가지를 모아 작은 바구니에 담았어요. 그중 마음에 드는 가지에는 작은 낙서를 그리기 시작했죠. 참매, 눈물방울, 그리고 누나의 웃는 얼굴… 때로는 그냥 하트를 그리고, 때로는 별 모양이나 새의 날개를 그려 넣었어요.


“누나, 내 낙서 어때?”

“이건 그냥 나뭇가지가 아니라, 네 마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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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동생 동고비가 누나 동고비에게 말했어요.


“누나, 나는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먹이를 구하기도 어렵고 집중도 잘 안돼. 이렇게 살아서 뭐 해?”

“그래도 죽는 것보단 사는 게 더 낫잖아. 내가 도와줄게. 노래를 배워보는 건 어때?”

“난 그림 그리는 게 더 좋아.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나무판자를 구해주면 좋겠어.”

“알겠어.”


부부 동고비가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 누나 동고비는 동생을 위해 나무판자를 구하러 날아갔어요. 그런데 왜 비극은 계속해서 동생 동고비를 향해 다가오는 걸까요? 동생 동고비가 홀로 둥지에 있을 때 이번에는 구렁이가 살금살금 기어올랐어요. 그걸 모르고 쿨쿨 자던 동생 동고비는 기습 공격을 받았고 구렁이를 피하려다 둥지에서 떨어져 땅바닥으로 추락했어요. 구렁이는 동생 동고비를 잡아먹으려고 다시 기어내려갔지만, 그때 막 둥지로 도착한 부부 동고비에 의해 쫓겨났답니다. 곧이어 누나도 나무판자를 들고 둥지로 돌아왔어요.


“엄마, 아빠. 제가 동생을 돌볼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아무래도 이사를 가야겠다. 여긴 너무 위험해.”

“엄마, 아빠, 누나. 난 괜찮아. 걱정하지 마.”


동생 동고비는 자신이 만났던 참매, 구렁이와의 일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이야기를 지으며 스스로를 치유해 나갔어요. 쿨쿨 잠만 잘 때는 힘들었지만, 무언가에 빠져드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 줄 모르고 행복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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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정말 재능이 있는 것 같아.”

“우리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줄게.”


하지만 동생 동고비는 점점 더 병이 악화됐어요. 늘 겉으로는 밝은 척, 쾌활한 척, 속마음과 반대로 강한 척하다가 마음의 병이 심해졌어요. 부부동고비와 누나 동고비가 사랑으로 돌보고 아껴주었지만, 결국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어요.

남은 동고비 가족은 가까운 숲 속에 동생 동고비를 묻고 묘지를 세웠어요. 그리고 이렇게 묘비명을 세웠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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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소식은 숲 속마을에 널리 퍼져 어느새 동생 동고비는 죽고 난 후에 유명해졌어요. 부부 동고비와 누나 동고비는 동생 동고비의 작품을 판 기금으로 동고비들의 안전한 둥지를 위한 장학금 재단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오래도록 동생 동고비를 추모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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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동생 동고비에게 찬사를 보냈어요.


"정말 훌륭한 그림이야."

"우리 숲 속 마을의 진정한 예술가네요."

"너무 아름다워서 하늘이 먼저 데려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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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는 상처와 아픔으로 외로움과 쓸쓸함에 시달렸던 동생 동고비는 죽고 난 후에는 숲 속마을 온 새들의 사랑과 찬사를 넘치도록 받았어요. 하늘나라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동생 동고비는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른 여름 때아닌 꽃비를 뿌려주었답니다. 숲 속 마을에선 아름다운 꽃축제가 열리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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