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민트의 사랑

by 루비

Cover Image by Freepik



진짜 사랑이 뭔지 아직도 모르는, 민트. 민트는 그렇게 사랑 속에서 방황하다가 어느새 서른이라는 나이를 훌쩍 넘겼다.


민트는 언제나 짝사랑만 해왔다. 민트가 좋아하던 향은 하나같이 먼 안개처럼 아득하기만 했다. 너무 거리가 멀어서 만날 수 없는 먼바다의 소금기 섞인 바람, 고급 백화점 안 유리창에 갇힌 로즈마리 향수, 시간적으로 아득한 옛 추억의 첫눈 오는 날 향 등.

그렇게 시간이 흘러갈수록 점차 민트는 무언가를 깨달았다. 아, 난 정말로 그 사람을 사랑하던 게 아니었어. 난 그냥 꿈결 같은 시간에 푹 빠져있던 거야.


민트는 차츰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되었다. 자신은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한다면서, 사실은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음을... 그를 사랑하는 나 자신에 푹 빠져 있었음을...


최근에 민트는 애플, 초콜릿 그리고 페퍼향에 조금씩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셋 중 누가 자신의 진짜 사랑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셋 다, 과거의 유물처럼 그저 사랑에 빠진 자신에 푹 빠진 것일지도 몰랐다.


그런 생각에 빠지자 민트는 온몸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대로 잘게 부서져 차라리 박하사탕이 되어서 누군가에게 달콤함을 선물하면 차라리 나을 것 같았다. 내 몸은 이대로 녹아 없어져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마치 이런 맘을 읽기라도 한 듯 페퍼가 민트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난 늘 그 자리에 있었어. 너와 나 사이에 거리란 없어. 그걸 부순 건 바로 너야.”


페퍼는 늘 민트 곁에서 은은히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민트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그제야 민트는 자신의 진짜 사랑은 페퍼라는 것을 깨달았다. 민트는 페퍼와 함께 있을 때야만 온전해질 수 있었다. 민트의 결핍을 페퍼는 알아차리고 채워줬다. 페퍼도 그런 민트를 사랑했다.


민트와 페퍼가 하나가 되고, 페퍼민트는 그렇게 달콤한 사랑의 차가 되었다. 그러자 민트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사랑은 그렇게, 입 안 가득 남는 달콤한 온기였다.



https://youtu.be/PQG67OhrsbQ?si=OVJ8sNbOOH39tc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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