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수가 알려준 진정한 사랑

by 루비

어느 날 내가 마고수에게 단어 세 개만 선물해달라고 했다. 글쓰기 강의해서 선물 받은 단어 세 가지로 글을 써보라고 해서다. 마고수는 내게 컴퓨터, 시계, 창문을 선물해 주었다. 아마도 그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단어를 선물해 준 것 같다. 그는 컴퓨터를 통해 인디게임을 만들고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웹소설을 쓰던 창작자였다. 그는 고가의 시계를 갖고 있었다. 방에 틀어박힌 나날이 많았던 그는 창문을 통해 세상과 소통했을 것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분수대가 그에겐 유일한 쉼터이지 않았을까.


마고수가 그리운 날에는 영혼과 임사체험에 관한 영상을 보곤 한다. 그러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후회를 한 아름 곱씹으며 그를 추억한다. 나는 그에게 얼마나 다정했나, 조건 없이 사랑해 주었나, 괜히 심술을 부리진 않았나, 혹시 상처만 주지 않았나 가슴이 아려온다. 미안한 마음을 가득 안고 마고수가 꿈에 나오길 기다려본다. 하지만,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는 이미 영혼들의 세계에서 너무 편안한 안식을 보내고 있는 걸까?


카페에서 바람을 쐬며 문득 마고수를 떠올렸다. 이렇게 탁 트인 곳에서 바람에 맡기고 자유롭게 살면 됐는데란 생각이 들었다. 우린 무엇이 그렇게 짜증 나고 힘들었을까? 무엇에 그렇게 쫓기고 살았을까? 마고수는 <나는 반딧불>이란 노래를 좋아했다. 난 별론데라고 시큰둥하게 대답했지만, 지금은 그 어떤 노래보다 좋아하게 됐다.


세상은 자주 억까를 하곤 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한 무더기다. 자주 돌에 걸려 넘어지곤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힘을 내보고 싶다. 피터팬이 살던 네버랜드로 놀러 가는 꿈을 꾸어서라도. 판타지 애니를 그리며 현실의 시름을 잊곤 했던 마고수는 진정으로 삶을 사는 방법을 알았다.


어쩌면 세상은, 그의 삶이 그토록 아름답기에 일찍 데려간 것일지 모르겠다. 삶에 서툰 이들일수록 배워야 할 것들이 많기에 남아서 자신을 다듬어간다. 남은 생을 아름답게 조각해 가며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배워나가야겠다.


ChatGPT Image 2025년 9월 21일 오전 03_43_08.png 마고수가 창작한 나물이, 마나, 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