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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Sep 28. 2021

나만의 길

가슴속에 별 하나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아마 더 걸어야 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지나간 자취가

두 길을 거의 같게 하겠지만요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 있어 계속 가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여기면서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가끔 주변에서 몰아치는 세상의 모든 반대에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나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내가 가는 길은 프로스트의 시처럼 발자국이 많이 나 있는 길이 아니므로. 대다수 사람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므로.


온통 부동산, 주식, 결혼, 승진, 연예인 같은 것들만 사람들의 화젯거리가 된다.     


그러나,

조용히 묵묵히,

자연을 벗 삼아, 아늑한 내 방에서, 또 다른 길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

새로운 탐험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내 꿈을 자양분 삼아 하루하루를 헤쳐나간다.


창가에서 울려 퍼지는 새소리와 집 앞의 들꽃들과 길 건너 시냇물 소리는 고단한 하루를 청아한 쉼터로 바꿔준다. 


광활한 사막 위에도 태양은 떠오르듯이,

종국엔 환한 빛을 머금은 아침의 영광으로 새롭게 태어날 날을 기대하며,

나는 나만의 길을 걸어간다.          





꿈이란 걸 입 밖에 내보여야만 실현된다고 믿기도 했었어요.

자기 충족 예언처럼요. 실제로 그런 식으로 꽤 많은 꿈을 이루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떤 꿈은 너무 소중해서 꽁꽁 감춰두고 싶네요.

정말 이뤄질까 두렵기도 하고, 떠벌리는 순간 비웃음을 사는 건 아닐까, 방해를 받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너무나 소중한 꿈이라는 것이에요.

그래서 이 꿈만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을래요.

그렇게 제 마음속에 간직한 채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갈래요. 

매일매일을 그렇게 가슴속에 별★ 하나 품고 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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