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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Aug 07. 2022

내가 생각하는 우영우 드라마가 사랑받는 이유!

고래 이야기를 몇 번이고 들어줄 수 있어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최고 시청률 15.8%를 기록했다.


 요즘 핫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인기를  이유가 뭘까? 이제는 이슈에 힘입어 각종 논란으로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를 지지한다.  드라마는 마치 꿈을 향해 돌격하는 돈키호테와 같은 무적의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판타지가 아님에도 판타지스러운 드라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자폐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2화나 의뢰인으로부터 자폐인 변호사라는 이유로 무시를 받는 ,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등은 차가운 현실을 반영한  같지만, 전반적인 드라마 전개는  현실의 결핍감을 해소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같다. 현실의 고단함에서 잊고 살았던 꿈꾸던 희망을 노래하는 환상적인 동화 같다. 우영우가  이야기하는 고래 이야기와 더불어. 이제부터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첫 번째, 우영우가 소속된 한바다 로펌의 변호사들이 매우 판타지스럽다. 특히 권모술수라 불리는 권민우라는 존재가 특이한데 내가 생각할 때 현실에서는 권모술수 권민우가 한 사람이 아니라 곳곳에 심겨 있다는 점이 현실과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권민우가 우영우를 저격하는 글을 인터넷에 적고 정명석 변호사에게 계속 페널티를 주라고 요구할 때조차 한바다 정명석 팀 변호사들은 우영우를 응원하고 지지해준다. 오히려 공격하는 권민우를 나무란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조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권민우 같은 변호사와의 모종의 암흑 거래가 있는 듯 부도덕한 직원이 분위기를 흐리고 나쁜 행태를 벌여도 관리자나 상사들은 전혀 제지를 못하고 끌려다니는 일이 다반사였다. 직장 생활은 페어플레이라기보다 권민우처럼 누명을 씌워서라도 상대의 약점을 잡아내고 물어뜯고 자신을 우위에 올리는 정글과도 같았다. 이와 대척점에 있는 우영우 드라마는 그야말로 판타지고 그래서 힐링 드라마로 불린다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 봄날의 햇살, 최수연의 존재다. 우영우의 대학 동기 최수연은 우영우에게 봄날의 햇살 같은 존재로 불린다.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자신이 잠깐이나마 호감을 가졌던 이준호와 우영우가 만나는 것을 알면서도 끈끈한 우정의 힘을 발휘한다.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제의 친구는 오늘의 적이 되기도 하는 현실을 생각해볼 때 이 역시 매우 판타지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더더구나 우영우처럼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자폐라는 약점이 있으면 권민우처럼 비하하고 물어뜯는 경우를 더 많이 봐왔기에 최수연의 존재는 매우 특별하다.


 세 번째, 우영우의 남자친구가 된 이준호의 존재가 판타지다. 이준호는 법무법인 한바다에서 만인이 호감을 갖는 훈남으로 나온다. 변호사는 아니지만 직원으로서의 역량도 훌륭하고 젠틀하고 인기 많은 존재이다. 우영우와 이준호가 서로 호감을 갖고 데이트하는 장면은 보는 이의 마음마저도 달짝지근하게 만들지만 이준호의 친구들이 우영우와의 만남을 걱정하고 이준호에게 조언해주듯이 아무리 천재적인 능력의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자폐를 가진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능력이 뛰어나지만 어리숙한 여자보다는 조금 능력은 부족하더라도 외모가 뛰어나고 집안 좋은 여자를 선호하는 게 현실이라는 게 주변에서 늘 들어오던 이야기이다. 그리고 남자들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여자를 대놓고 비하하고 면박 주고 조롱하고 멀리한다. 이준호 같은 남자를 현실에서 만난다면 과연 유니콘을 만난 기분일 것 같다. 이준호는 우영우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사람이고 우영우 안에 내재된 순수함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다. 요즘 같이 조건 대 조건을 따지며 사람을 만나는 분위기 속에서 매우 판타지스럽다고 할 수 있다.


 한때 나영석 pd의 <삼시세끼>가 큰 인기몰이를 했었다. 자연에서 직접 수확한 채소나 여러 식재료를 가지고 시골집에서 직접 불을 피우고 전통식으로 삼시 세 끼를 차려먹는 프로그램을 보며 사람들은 느긋함과 여유로움을 느끼고 오순도순 밥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대리만족을 느끼며 즐거워했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가족끼리 한 식탁에 모일 틈도 없는 현실에 대한 로망을 실현시켜준 것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만약 이 드라마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면 힐링 드라마라 불릴 이유도 없을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현실에서는 실현시키기 힘든 판타지스러운 인물들의 존재가 사람들이 더욱 우영우라는 인물을 응원하고 드라마에 열광하고 몰입하게 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꿈꾸던 로망을 드라마를 통해 실현하고 대리만족하는 것이다. 몇 달 전에 종영한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드라마들이 다수 등장한다는 것은 각박하고 치열해진 이 세상에서 더 이상 판타지를 판타지로만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 끌어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저마다 드라마 속 정명석이 되고 최수연이 되고 이준호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영우의 고래 이야기를 몇 번이고 들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세상의 모든 혐오와 갈등이 종식될 거라 본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고 서로가 진심으로 아껴주는 세상이 도래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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