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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Aug 11. 2022

진짜 사랑이란…

사랑에 관한 에세이


 “나는 널 사랑해”라고 말하는 연인이 있었다. 그런데 그 남자와 여자는 매일 같이 싸웠다.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는 날에는 왜 다른 사람에게 눈웃음을 쳤냐고 몰아붙였고, 연락이 조금이라도 안 되는 날에는 일부러 나를 시험하느냐고 따지며 싸웠다. 예쁘고 멋지게 차려입은 날에는 칭찬하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뺏길까 봐 불안해하였다. 상대방에게 좋은 일이 생길 때는 응원해주기보다 날 떠나버릴까 봐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공격하기 바빴다. 결국 둘은 심장에서 피를 철철 흘린 것 같은 아픔을 느끼며 헤어짐에 이르렀다.


 강아지를 아끼는 어린 주인이 있었다. 강아지는 어린 주인이 주는 연어 고기와 뼈다귀 장난감이 좋았다. 주인이 침대에서 누워있으면 옆에서 숨소리를 듣는 게 좋았다. 어린 주인은 강아지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매일 안아주고 쓰다듬었다. 그럴수록 강아지는 너무 힘들었다. 갑갑하고 답답하고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강아지는 어린 주인에게 말하고 싶었다. “난 그저 같이 산책하고 놀아주고 맛있는 걸 줄 때 사랑받는 기쁨을 느껴요. 저를 사랑한다면서 괴롭히지 말아 주세요.” 그걸 알 길 없는 어린 주인은 오늘도 강아지를 괴롭히면서 자신은 강아지를 너무나 사랑한다고 그런데 왜 강아지는 그만큼 나를 좋아하지 않냐고 슬퍼한다.


 자신의 아들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는 자나 깨나 아들 생각뿐이었다. 아들이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에 아들에게 공부만큼은 꼭 후회 없이 시켜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책이면 책, 문제집이면 문제집, 아낌없이 투자했다. 명문대 입학과 관련된 책, 강연, 방송, 학부모 모임 가리지 않고 정보를 수집했다. 그럴수록 남편과도 삐그덕거리며 아들들도 자신을 멀리했다. 아들을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가정은 더욱 불화로 치닫았다. 어디서부터가 잘못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수렁에 빠진 기분이었다. 그즈음 아들은 학원에 빠지고 몰래 춤 동아리에 나가고 있었다.


 사랑이 하고 싶은 여자가 있었다. 수많은 남자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서도 그녀는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들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안개처럼 느껴졌다. 나를 사랑한다면서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일까 서글퍼졌다. 왜 내가 원하는 건 단 한 번도 들어주지 않는 것일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결국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녀는 사랑이 뭔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누군지 궁금해졌다. 그 사람을 택하고 싶었다. 그래서 신에게 기도를 올렸다.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 사람을 깨달았다. 그 사람은 바로 자신이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맞추지 않아도 되는 사람, 가장 나다워질 수 있는 사람, 바로 그 사람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는 다음날 아침 바로 그에게 달려갔다. 그러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리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는 그 자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환한 미소가 서로의 얼굴에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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