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 쟁탈전

창작 동화

by 루비

왕관 쟁탈전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에 어느 날 하늘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왕관이 번쩍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졌어요. 왕관이 어찌나 환하게 빛나는지 동물들은 너무 눈이 부셔서 먼발치에서 쳐다보기만 했어요. 눈부시게 빛나던 빛이 사그라질 때 즈음, 동물들이 어슬렁어슬렁 한 마리씩 모습을 드러냈어요.


제일 먼저 호기심 많은 아기 사자 두 마리가 엎치락뒤치락 뒹굴면서 금빛 왕관 앞으로 다가왔어요. 그다음에는 아기사자가 걱정된 엄마 사자와 아빠 사자가 뒤를 이어 나타났어요.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하이에나도 사자한테 뒤질세라 서둘러 다가갔어요. 금빛 빛무리에 홀린 버팔로와 얼룩말도 두려움 없이 다가가자 이에 무슨 일인지 궁금했던 하마도 물속에서 나와 성큼성큼 다가갔습니다.


동물들이 모두 모이자 아빠 사자가 기세 등등하게 말을 했어요.


“나는 초원의 왕이니깐 이 금빛 왕관은 내가 쓰겠다.”


그러자 곧바로 하이에나가 말을 이었어요.


“나는 세렝게티 초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지. 너희들이 먹고 남긴 고기를 처리하면서 전염병을 막아주니 내가 이 왕관의 주인공이야.”


이에 아기 사자 두 마리도 뒤지지 않고 말했어요.

“하이에나 아저씨. 왕관의 색깔을 보면 모르시나요? 이 왕관은 황금빛 갈퀴를 가진 우리 사자들에게 어울린다고요.”


그러자 이번엔 버팔로가 말을 이었다.


“에헴. 다들 황당하기 짝이 없구먼. 머리에 나처럼 뾰족한 뿔 있는 동물 나와보라 그래. 왕관은 이 뿔이 있는 동물을 위한 거라고!”


버팔로가 말을 마치자 조용히 듣고만 있던 얼룩말이 나섰어요.


“아니, 이 세렝게티 초원에 우리 얼룩말보다 더 지혜로운 동물이 있나요? 검은 바탕에 흰색 무늬로 위장술을 펼치는 건 우리 얼룩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그러니 왕관은 내 거요!”


그리고는 얼룩말은 힘차게 발길질을 했어요.


성난 사자와 하이에나, 버팔로가 얼룩말에게 달려드려는데 하마가 멈춰 세웠어요. 그리곤 근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죠.


“여러분. 지금 이렇게 싸울 때가 아니야. 내가 생각할 땐, 이 왕관이 하늘에서 내려온 다른 이유가 있어.”


“그게 뭔데?”

“뭐라고요?”

몰려든 모든 동물들이 일제히 물었어요.


“그건, 바로 우리가 싸움을 멈추고 진정한 왕관의 주인을 찾으라는 하늘의 계시 아닐까? 왕관을 쓰려는 자는 무게를 견뎌야 한다고 하잖아.” 하마가 말했어요.


“무거운 거라면 덩치 큰 내가 감당할 수 있지. 꼬마야, 저리 비켜라.” 버팔로가 말했어요.


“우리 사자들에게도 그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엄마 사자도 지지 않고 말했죠.


“자자, 진정하고. 우리 진짜 왕관의 주인이 누구일지는 저기 코끼리 바위에게 물어보자고. 코끼리 바위에 왕관을 가져다 두면, 어떤 신호를 보내줄지 몰라.”


모두들 웅성웅성 댔지만 결국엔 동의했어요. 금빛 왕관은 코끼리 바위에 옮겨졌답니다. 동물들은 일주일을 기다렸어요. 일주일 후, 동물들은 과연 왕관의 주인은 누구일까 하고 코끼리 바위로 다 함께 갔답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아주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어요.


그건 바로...



코끼리 바위의 머리 부분에서 빛나는 금빛 왕관이 세렝게티 초원의 노을 진 장면과 함께 놀라운 경관을 이루며 동물들에게 자연의 장엄함과 위대함을 가르쳐준 거였어요. 주홍빛 노을이 금빛 왕관 주위를 둘러싸며 코끼리 바위와 함께 혼연일체가 되어 신성함을 자아냈어요.


“왕관의 주인공은 바로 세렝게티 초원 그 자체였어!”


동물들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코끼리 바위를 향해 반복해서 절을 올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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