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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Jul 28. 2023

에고서핑과 인터넷 악플

최애의 아이 6화 <에고서핑>

아이돌의 세계, 요즘 핫한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기              

2)  에고서핑과 인터넷 악플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지난 줄거리-

<최애의 아이>는 어느새 아이의 두 쌍둥이 자녀, 오빠와 여동생의 고등학생 시절로 흘러간다. 그곳에서 아이의 쌍둥이 아들인 아쿠아는 ‘리얼 러브’라는 인기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천재 배우 아카네를 알게 된다. 그런데 아카네는... 악마의 편집으로 악인으로 몰리게 되는데...     



 6화 <에고서핑>에서 아카네는 자신을 검색해 보면서 자신에 대한 악플을 모두 살펴본다. ‘민폐다’, ‘인생이 끝났다’, ‘두 번 다시 나오지 마라’, ‘역겹다’ 등등의 악플을 훑어보여 아카네는 심한 충격을 받고 결국 집을 나가 육교 위에서 뛰어내리려고 한다. 다행히 아쿠아가 떨어지기 직전 구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그리고 아카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지금 인터넷에 보이는 어두운 세상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고... 아쿠아처럼 사실은 뒤에서 지켜보고 믿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세상의 모든 코너에 몰린 사람들, 외톨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 누군가에게 저격당하는 사람들에겐 이런 믿음이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에고서핑은 인터넷에서 자신을 반복적으로 검색해 보는 행위라고 한다. 사실 유명인이 아니라면 그리 구글이나 네이버에 이름이 올라갈 일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나도 네이버 프로필에 등록이 되어 있어서 가끔 검색해보기는 한다. 별다른 이슈가 없긴 하지만, 내가 예전에 올린 뉴스 기사들, 나의 일상이 기록된 보도자료들, 블로그 글들을 보면서 인터넷에 남은 기록들이 나의 데이터로 남을 것을 생각하니 한 편 두려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인터넷의 어두운 면, 역기능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순기능을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활용해 보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6화 <에고서핑>에서 아쿠아의 도움으로 위험한 순간을 면한 아카네는 7화 <인급동>에서 또다시 아쿠아와 함께 출연한 배우들의 도움을 받는다. 물론 그 기저에는 아쿠아의 선한 마음, 책임감, 열심히 하는 노력파 등이란 것을 동료 배우들이 알아봐 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악마의 편집으로 인터넷 악플러들에게 악인으로 지목되어 집중포화를 받고 있었지만, 동료들이 만든 동영상이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이 되어 빠르게 유포되면서 급반전의 물살을 타게 된다. 사실은 아카네가 뺨을 때린 유키와는 눈물의 화해를 했었고, 순전히 제작진이 악의적인 편집을 해서 오해가 생겼다는 것을... 이런 면은 인터넷의 순기능이라 할 수 있다.     


 아쿠아는 아카네를 지켜줄 영상을 내어주지 않으려는 <리얼 러브>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이렇게 말한다.


“열일곱 살이면 실수투성이 꼬맹이잖아. 어른이 애를 안 지켜주면 어쩌자는 거야?”


 그러고 보니 나는 고작 대학 새내기 시절인 열아홉 살의 나이에 저격을 받고 오해의 불씨가 삽시간에 번져 많은 괴롭힘을 당했었다. 그리고 후에 인터넷상에서 도움을 청하고자 한 내게 똑같은 일들이 그대로 재현되어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6화 <에고 서핑>을 보면서 순간 트라우마가 되살아난 기분이라 보기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7화에서 멋지게 해결되는 모습을 보면서 애니와 인터넷의 순기능도 다시 느끼게 되었다. 억울하게 마녀사냥 당하더라도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나도 힘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든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아쿠아가 했던 말을 나에게 속삭여주고 싶다. 

“거짓말은 자기 자신을 지키는 최대의 수단.” 
“뭔가를 연기하면 그 배역이 갑옷이 돼. 본모습을 드러내봤자 상처 입을 뿐이지.”

 순수한 사람은 악인들 사이에서 파멸한다고 한다. 너무 순수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적당히 나를 감추고 나를 지켜줄 갑옷을 걸치는 것, 그것이 무분별한 공격으로부터 나를 지켜내는 일이라는 것. 영화 <최애의 아이>의 아쿠아의 말을 통해 배운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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