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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Apr 19. 2019

어떻게 살 것인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책 표지

                                                                                                                                                                                                                                                                                                                                                   

스승은 영원히 영향을 미친다. 
어디서 그 영향이 끝날지 스승 자신도 알 수가 없다."
-헨리 애덤스                                      


 요즈음에는 읽고 싶은 책이 많다. 그럴수록 책 고르기에 더 신중하다.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스승과 제자 이야기며 전 세계 1400만 부 이상 판매된 스테디셀러라는 것에 이끌려 처음 몇 장을 읽어보고 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사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삶의 주옥같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모리 교수님과 그의 제자이며 책의 저자이기도 한 미치 앨봄의 대화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게 된다.


 모리 교수님은 미치에게 이렇게 묻는다.

마음을 나눌 사랑을 찾았나? / 지역 사회를 위해 뭔가를 하고 있나? / 마음은 평화로운가? / 최대한 인간답게 살려고 애쓰고 있나?


 나도 나에게 묻는다. 나는 그러한가? 미치기 얼굴이 빨개진 것처럼 내 가슴도 뜨끔해진다. 대다수가 그럴 것이다. 우리는 앞만 보며 아등바등 내달리며 살았지 정작 주변은, 자신의 마음은 진중하게 들여다볼 여유가 없다. 이런 우리에게 모리 교수님은 또 한 번의 일침을 가한다.

 

의미 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라 분주할 때조차도 그 절반은 자고 있는 것과 같지. 엉뚱한 것을 좇고 있기 때문이야. /사랑을 나눠 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


 의미 있는 말씀도 대단하지만 이러한 삶을 진짜로 살아냈을 것만 같은, 그래서 이렇게 당당하고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모리 교수님은 대단하지 않은가? 루게릭병이라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죽음 앞에서도 의연할 수 있는 삶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태도.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온 자의 정수와도 같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어.


 죽음을 두려워하는 나약한 인간들에게 모리는 죽음을 배우라고 설파한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배우면 그것이 다시 살아야 하는 법도 알게 해 준다고. 물론 아직 창창한 우리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질지 모르지만 그 깨우침만은 이해가 될 법하다.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하리.' 아주 좋은 구절 아닌가? 그게 진리이기도 하고 말이야. 사랑이 없다면 우리는 날개가 부러진 새와도 같아. 내가 지금 이혼했거나 혼자 살거나 자식이 없다고 가정해 보세.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이 병마가 훨씬 더 힘겨웠을 거야. 잘 견뎌 냈으리라고 장담하지 못하겠네. 물론 친구들과 여러 지인들이 나를 찾아와 주겠지만 내 곁을 떠나지 않을 가족과는 달라. 나를 계속 지켜봐 주는 사람을 갖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네.


 모리는 가족의 중요성도 이야기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간단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고. 예전에 호스피스가 쓴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읽었었다. 요즈음에는 비혼 족도 많고 딩크족도 많은데 생각해봄 직할 문제이다.


 그 와중에 내가 가장 와 닿았던 문장은 다음 두 문장이다.


받는 것은 내가 죽어 가는 느낌을 준다네. 하지만 베푸는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주지. /죽기 전에 자신을 용서하라. 그리고 다른 사람도 용서하라.    


 베풂에 인색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은 상처는 크게 기억하고 남을 쉽게 용서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 않을까? 그리고 자신 또한 용서하라고. 나는 이 문장에 깊이 박혔다.


 미치 앨봄은 모리를 코치라고 부른다. 그만큼 허물없이 친밀하게 지낸 스승과 제자 사이다. 죽음을 앞두고 매주 화요일마다 몇 시간씩 병실에 앉아서 삶을 이야기하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 삶의 마지막까지 서로를 존중하고 아낀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교사로서 누군가에게 이런 스승이 되어줄 수 있을까 자문해본다. 제자들에게 앞으로는 더욱더 삶을 이야기하고 들려주도록 해야겠다. 살아가면서 현재 자신의 인생에 무엇이 좋고 진실하며 아름다운지를 발견해야 하네.라고 했던 모리 교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진정으로 가치 있는 건 바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아내는 것이라고 말이다. 마지막까지 스승이었던 이로 기억되길 바랐던 모리 교수님처럼 나도 삶과 치열하게 고민하며 제자들을 바르게 이끌어줄 수 있는 교사로 기억되고 싶다. 누가 알겠는가. 제2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이 나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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