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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Jul 08. 2024

인생의 갈림길에서 선택하기



갈림길에 관한 시를 쓰고 싶었는데 잘 써지지 않았다. 이미 너무 좋은 명시가 있어서 굳이 내가 또 쓰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는 바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다. 이 시는 노란 숲 속에서 두 가지 길 중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해 미련을 표현한 시이다.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중   

  

언제 처음 이 시를 접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마음속에 굉장한 파문을 일으켰었다. 우리가 선택한 것들이 인생이 되지만 잘못된 선택은 원치 않은 결과를 낳고 후회만 불러올 수 있다. 그렇기에 선택에 신중해야 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후회가 남지 않는 선택을 하려고 항상 의식적으로 행동한다. 그 방법은 지금 내 감정에 솔직하고 원하는 것을 미루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호스피스 운동가와 철학자들의 책을 통해서도 더 많이 깨닫고 느끼게 되었다.     


부자유스러운 삶을 택한 어른은, 지금 이 순간을 자유롭게 사는 젊은이를 보고 향락적이라고 비판하지. 물론 이는 자신의 부자유스러운 삶을 납득시키려고 하는 인생의 거짓말일세. 스스로 진정한 자유를 택한 어른이라면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거야. 오히려 자유롭게 사는 것을 응원하겠지.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의 미움받을 용기 중     


사람들은 스스로를 속이고 눈앞의 행복을 스스로 파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언제나 머릿속에는 두려움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두려움, 가장 편안하고 달콤하고 손쉬운 과실만 탐하고 싶은 욕심이 그들을 인생의 거짓말로 몰아넣는다. 그럴수록 삶의 짐은 무거워지고 거짓의 세계는 늘어나고 자유와 행복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불신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은 점점 멀어지고 공동체는 파괴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불신은 바로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데서 온다. 사실 나도 두려움이 많다. 사람을 잘 믿지 못한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와 행복에 도달하려면 나를 믿고 타인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그래서 너무 순진하지만 그럼에도 저절로 믿음을 배반한 사람들은 멀어져 간다. 그게 바로 세상의 이치인가 보다. 정말로 믿을 만한 사람인지는 내공이 쌓이면 점차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미오는 자신이 죽는 미래를 알면서도 타쿠미를 사랑하고 결혼하는 인생을 선택한다. 타쿠미와 미래에 태어날 자신의 아이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이 돋보이지만 그래서 더 아름답고 잔잔한 감동을 불러왔다.      


「타쿠미, 유지

혹시 이대로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다른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다른 인생을 살았을 거야

28세에 죽게 되는 미래가 없었을지도 몰라

그래도 나는 싫어

당신과의 미래를 알고 있으니까

당신을 만나서 당신의 아내가 되어

유지라는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고 싶어

유지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고 싶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렇게 해주고 싶어

'여보세요 아이오군?'

'내가 지금 만나러 가도 될까?'

설령 짧은 순간이라고 할지라도

사랑하는 당신들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미래를 맞이하고 싶어

아이오군, 타쿠미, 유지 기다려 주세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인생은 두려움의 연속이라고 한다. 교수대로 향하는 처벌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인생에서 늘 아름다움과 선한 것, 옳은 것을 추구하며 살아왔다면 생각보다 두려울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두렵다는 것을 숨길 일이 많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타인을 불신한다는 것이고 세상을 부자연스럽게 산다는 뜻이다.     


중요한 건 내가 내 삶에 떳떳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영위한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멀어져 갈 것이고 주변에 행복한 기운만 가득한 사람이 넘쳐날 것이다. 쉽지 않은 세상이지만 늘 진실한 마음으로 선한 공덕을 쌓으며 진리를 추구하며 살아가자. 먼 훗날,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를 읊으며 한숨 쉬지 않도록. 사랑과 아름다움, 은총이 깃든 매일매일을 보낼 수 있도록...




사내는 형벌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묘사를 아랍어로 쓰인 책에서 찾아냈다. 그 책에 따르면, 육체를 벗어난 영혼은 점차 좁아지다가 마침내는 면도날처럼 가늘어지는 다리 위를 지나가야 한다. 다리 오른쪽에는 천국이, 왼쪽에는 암흑의 지하로 떨어지는 둥근 구멍들이 입을 벌리고 있다. 죽은 자의 영혼은 다리(다리가 어디를 향해 나 있는지는 책에 나와 있지 않았다)에 발을 올려놓기 전에 오른손에는 이승에서 쌓은 공덕을, 왼손에는 이승에서 저지른 죄악을 들어야 한다. 공덕이 무거우면 천국으로, 죄가 무거우면 지옥으로 떨어진다. / 파울로 코엘료의 악마와 미스프랭



https://youtu.be/1RvuFAWlkdo?si=N7t3APIQLYq7oY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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