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2화. 밸런타인
예전과는 달리 이제 날 안 피하는 거 같아.
다 너희 덕분이야.
그러고 보니 사다코도 예전에 비해서 참 많이 밝아졌어.
카제하야랑은 많이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자리가 떨어지고 난 이후론 다시 조금 멀어진 것 같다.
그리고 2월. 내일은 밸런타인데이다.
이제와서 보니깐 카제하야 거만 토핑을 잔뜩 뿌렸잖아. 게다가 자세히 보니깐 이 토핑은 하트모양이네. 아, 나도 모르게 편애하고 있었어. 거기다 수제초콜릿. 직접 만든 걸 주고 싶어서. 지금까지의 답례라고 하기엔 너무 과한가?
다들 좋아해 주니깐 너무 기쁘다.
그나저나 카제하얀 아침부터 벌써 두 개째네. 나까지 주면 당분섭취가 과하지 않을까? 아니야. 오늘
안에 다 먹으란 법은 없잖아.
안 되겠어. 카제하야한테 초콜릿 줄 생각을 하니깐 너무 긴장되고 떨려.
거절하는 것 같던데. 하여간 지 복을 차요.
아까 밝게 받아준 건 의리 초콜릿이라서 그런가? 내 건 답례용인데 답례라는 건 의리일까? 우정일까? 잠깐, 고백할 생각으로 주는 건 아니지만 카제하야를 좋아하는 건 맞으니깐. 이럴 땐 뭐가 되는 거지?
이걸 주려면 기회는 지금 뿐이야.
카제하얀 진심이 담긴 초콜릿은 안 받나 봐.
그럼 쿠로미 네 건?
난 이미 쟤한테 차인 사람이거든. 그러니깐 예외지.
사와코 너 말이야. 걔랑 사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랬지? 근데 오늘 같은 날에 이런 걸 왜 챙기는 거야? 너 속으론 혹시나 하는 흑심이 있는 거 아냐? 너의 그 초콜릿이 우정의 뜻이라면 카제하얀 분명 받아줄 거야.
이 정도 심술로 포기할 정도라면 얼른 깨지는 게 나아.
답례라는 건 구실이었다.
그럴 맘은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게 꽤 많이 기대하고 있었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