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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Mar 26. 2020

100세 시대에 그려보는 나의 인생

꿈꾸며 사는 삶


 나는 대학 시절 학점이 좋지 않다. 밝히기 부끄럽지만 전체 졸업생 600여명 가운데 500등수대로 졸업할 정도였다. 내신은 10등급 가운데 9등급. 이런 내가 임용시험에 합격해 3월 발령을 받았으니(석차 순으로 발령을 낸다.) 나름 선방한 것이라 하겠다. 아무튼 이렇게 학과 공부에 관심이 없던 내가 유일하게 좋아했던 수업은 피아노 수업과 글쓰기 수업이었고, 좋아하지 않았지만 기억에 남는 수업 중 하나가 1학년 때 들었던 교양수업인 정치수업이었다. 그 이유는 교수님이 존 고다드라는 한 사람에 대해서 소개해준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존 고다드는 꿈의 목록으로 유명한 데, 어렸을 때 자신만의 ‘꿈의 목록’ 127개를 적고,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 111개의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김수영 작가도 유명한데 스무살 시절 나에겐 이 존 고다드란 인물이 매우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 후에 서점에 갔을 때 내가 발견한 책이 빨간색 표지의 ‘It works’란 책이었다. R.H.J란 사람이 쓴 책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꾸준히 생각하면 꿈을 이뤄준다는 마법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나는 곧장 집으로 돌아와 블로그에 비공개 포스트로 내 꿈의 목록을 적기 시작했다.   

   


, 나의 꿈


★가보고 싶은 곳(해외)

1. 나이아가라 폭포 또는 이과수 폭포

2. 남극

3. 일본배낭여행

    - 후쿠오카여행

    - 도쿄(지브리스튜디오, 디즈니랜드, 온천여행)

    - 오타루(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곳)

    - 오키나와(하이타니 겐지로의 태양의 아이를 읽고)

4. 유럽배낭여행(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5. 몰디브

6. 홍콩, 마카오

7. 중국만리장성 / 서안 병마총 / 몽골초원

8. 호주 울룰루

9. 인도(테레사수녀 책을 읽고 나서)     

          

★가보고 싶은 곳(국내)

1. 진주 촉석루

2. 군항제, 벚꽃축제

3. 섬진강(매화축제)

4. 강원도(정동진 / 양떼목장 / 강릉)

5. 1 부산 여행

   2 (광안대교, 태종대 등등 안 가본 곳 위주로 다시 한 번)

6. 제주도 일주(혼자서)

7. 서울여행

  - 서울숲, 남산타워, 삼청동(안 가본 곳 위주로)

8. 파주

   - 헤이리

   - 파주출판단지

9. 인천

10. 일산 호수공원

11. 포천

12. 아침고요수목원(어린왕자)     


★보고 싶은 영화&애니     

1. Love letter

2. 어바웃 어 보이

3. 파인딩 포레스터

4. 노다메 칸타빌레

5. 피아니스트

6. 슬램덩크

7. 베르사이유의 장미

8.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9. 피아노의 숲

10. 바다가 들린다     


★그 밖에 (취미생활)

1. 수선화! 키우고 싶다. 겨울을 이겨내는 꽃

2. 요리자격증 마스터하기

3. 와인 / 커피 배우기     


 지금 세어보니 나는 21개의 꿈을 이뤘다. 꾸준히 적은 것이 아니어서, 여기 적지 않았지만 이룬 꿈들도 많기 때문에 사실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한 일(독립출판),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한 일, 세계4대 뮤지컬을 모두 감상한 일, 브런치 작가를 시작한 일, 피아노 졸업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일, 어린왕자 홈페이지를 운영한 일, 라디오 사연에 당첨된 일, 공부방 봉사활동을 꾸준히 다닌 일, 대외 공모전에 당선된 일, 신문에 내 기사가 실린 일, 꽃꽂이를 배운 일, 합창단에서 활동한 일 등!


 물론 실패한 꿈도 있다. 몽골에 가려고 했으나 준비가 미흡해 가지 못한 일, 뮤지컬 동호회에서 공연 직전까지 갔으나 도중하차한 일, 연구대회에서 탈락한 일, 해외봉사활동을 포기한 일 등.


 그렇지만 내 사전에 실패란 없다라고 말했던 나폴레옹처럼 실패가 아닌 하나의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하고 싶다. 미미할 정도의 아쉬움도 있고 어떤 일은 매우 가슴 아프기도 했지만 지나고 나면 그 또한 성장의 한 과정에 지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꿈을 이뤄나가며 살고 싶다. 1)내가 좋아하는 책 맘껏 읽기- 소설, 고전, 철학, 에세이, 실용서 가리지 않고 2)피아노 꾸준히 연습하기- 클래식, 재즈 둘 다 3)세계여행하기 – 동유럽, 북유럽, 남미 등 4)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몰아보기 5)교육 앱 만들기 6)연구대회 수상하기 7)베스트셀러 작가되기 8)소설 쓰기 9)동화책 쓰기 10)그림 실력 키우기 11)내 집 마련하기 12)존경받는 선생님 되기 등의 꿈을 이루고 싶다.

 

 얼마 전에 델리아 오언스의 <가재가 노래하는 >이란 책을 읽었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습지와 주인공 카야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고도 생생하게 묘사하여 흡인력이 매우 뛰어났다. 작가는 동물행동학자이며 생태학자로 70세에 이 소설을 집필하였는데, 로맨스와 추리극이 뒤섞인 이 소설은 단숨에 밀리언셀러가 됐다.  작가를 보면서 지금 당장 무언가를 이루지 못해도 내가 살아온 삶의 경험이 축적되어 노년의 나이라도 눈부시게 빛을 발할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꿈이 있다는 건 참 가슴 뛰는 일이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굳이 서두르지 않아도 하나씩 꿈을 달성해가는 기쁨을 누리며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다. 인생이란 참 살아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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