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반창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비 Jul 22. 2024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람

글쓰기가 주는 위안

사람은 대부분 혼자 있으면 외로워하면서도 옆에 누가 있으면 귀찮아하는 것 같다. 그 예로 나와 같은 초등학교 교사는 독립된 교실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을 부러워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었다. 내가 음악 전담 교사를 할 때는 전담실에서 다른 교과 전담 선생님과 같이 지내야 했다. 그때 처음으로 독립된 공간이 얼마나 좋았었나를 느끼게 됐다. 나에게는 너무 불편하고 힘든 시간이었다. 


아무튼 지금도 함께 있고 싶은 마음과 홀로 있고 싶은 마음이 자주 충돌하곤 한다. 주말마다 본가에 가서도 엄마와 동생과 식사도 같이 하고 소파에서 이야기도 나누지만, 어느 순간 보면 각자의 방에 들어가서 자기만의 일에 몰두하곤 한다. 그럴 때 가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외롭다고 하면서도 참 혼자 있는 걸 좋아하네.’


그리고 나는 어느 순간 새벽이나 감성 충만해지는 시간이 되면 생각이 폭발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건 마치 나를 고통으로 밀어 넣는 것과도 같다. 고통을 해소하려고 나도 모르게 글을 쓰곤 한다. 이건 병일까? 우울증일까? 약을 받은 적도 몇 번 있지만, 또 어느 순간은 괜찮아서 약을 먹은 적은 거의 없다.


이런 내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사람들 말마따나 혼자 있으면 외롭고 둘이 있으면 괴로운 거 아냐? 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혼자 있어도 잘 지내는 내가 되고 싶어서 씩씩한 척도 해보았다. 나만의 취미 리스트를 계속 업데이트해나갔다. 그럼 시간이 잘 가니깐.


그런데도 외로운 순간이 있었다. 대학생 때 연애하는 친구들은 남자친구가 있어도 외롭다고 말하고는 했었다. 정말 그런가? 궁금했다. 그런데 나도 참 외로움을 많이 타는 거 같다. 누군가는 사람은 원래 다 외로워요.라고도 말했다. 정호승 시인의 시도 있지 않은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는 말도 한다. 외로움은 고통이고 아픔이지만 고독은 스스로 선택한 거라나. 우리는 고독해질 필요가 있다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도 말했지만, 이제는 굳이 꼭 고독을 택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든다. 미국의 가곡 <즐거운 나의 집> 노랫말처럼 가족끼리 항상 웃음과 재잘거림이 넘치는 집안을 만들고 싶다.


그래도 각자의 시간은 소중하니깐, ‘따로 또 같이’를 실천해야겠다. 나는 외로움을 잘 타고 눈물도 잘 흘리지만, 잘 견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방법은 지금, 이 순간처럼 바로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것이다. 글을 쓰는 건 너무나 행복하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면 쓸수록 글쓰기 실력이 늘고 내 추억과 기억이 저장된다는 게 너무나 기쁘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른 작가분들이 했던 것처럼 ‘딸에게 주는 레시피,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이런 것도 써보고 싶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뿌듯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알차고 좋은 글을 쓰도록 더욱 나를 갈고닦아야겠다.


그리고 언젠가는 알버트 씨가 캔디에게 했던 말처럼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많이 만들어나가고 싶다. 그럼 매일매일이 행복할 것만 같다.



https://youtu.be/b1p0jQbpVi4?si=1CdWNUT4KnMfItbH

매거진의 이전글 결국 모든 건 사필귀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