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잊어줘
5월. 초록이 눈부신 계절이 왔다.
난 카제하야를 너무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하고 싶은데 예전에 내가 걔를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카제하야는 언제나 날 다른 애들과 똑같이 대해주고 있는데.
하긴 똑같은 호의라도 내가 받아들이는 것과 카제하야가 받아들이는 의미는 다르겠지.
그래 맞아. 나 원래 치사하고 제멋대로고 이기적이고 독점욕도 강해.
성질도 급하고.
그래서 더 이상은 못 참겠어. 이것저것 안따지고 그냥 다 말해버리고 싶어.
그게 참고 있었던 거냐.
하지만 그럼 또 힘들어질거야. 이제야 조금씩 웃기 시작했는데.
잠깐. 내가 보기엔 걔도 널 좋아하는 거 같던데.
카제하야는 멋지고 상큼하고 존경스러워.
혹시라도 다른 녀석한테 뺏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가만 있을 수가 없어.
너 걔가 어디가 그렇게 좋냐? 내 눈엔 별 다르게 안보이던데.
사다코가 웃는 걸 보면 복받는다.
오늘은. 저기 저… 정말 고마워.
나 카제하야한테만은 절대로 미움받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