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내 나이,스물아홉이었다.

암 극복일기 ep.1

by 이주은


<2010.9.1>

8월초 여름휴가갔다가....

세수를 한 후, 손이 내 가슴에 스쳤는데 우연히 혹 같은걸 발견했다.

바로 검사를 하고 유방암 3기를 진단받았다.

며칠 후 병원에서 전화로 검사결과를 이야기 해주셨는데 난 그때,학생에게 피아노 레슨을 하고 있었다.

잠깐 화장실에 가서 검사결과를 들었다.눈물이 나지 않았다. 수업을 끝내고 내려가는길에 10초 정도 울고 씩씩하게 치료를 받으리라 결심했다.

바로 서점에 달려가서 유방암 관련책을 10권 샀다.

그리고 정독하고,치료의 순서와 투병할때의 자세와 마음가짐등을 배웠다.

치료순서 파악이 되고나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나의 차료순서는

'수술-->항암8회-->방사선33회-->여성호르몬 약 2년 복용'이었다.


진단을 받고 거의 한달만에 건대병원에 입원했다.
내 침대에는 내 나이 만 29세가 적혀있었다.
아무리 봐도 입원중인 유방암환자중에 내 나이가 제일 적은 것 같다.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젊은환자의 후기가 많이 없었다.그래서 나는 건국대병원 1층에 있는 동전넣는 컴퓨터에 앉아 '핑크리본 레이디'라는 네이버카페를 만들었다. 투병일기를 써서 나중에 책을 써야지.

그래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야지!라고...


드디어 내일이 수술이구나..
그러나 전혀 무섭지 않고, 금방 다 나을것 같고...
친구들이 와서 함께

실컷 수다도 떨고, 선물도 받고, 격려도 받고.
컨디션이 좋았다.
물론 수술 바로 전날 밤

9시에...의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종양이 서울과 부산거리처럼 멀리 두개가 있어서.

계획했던 부분절제가 아닌 전절제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네? 오른쪽 가슴 완전 절제요"

옆에 아주머니께서는 우는 나에게.

"그래도 사는게 더 중요하지.가슴 전절제해도 살면 되는거야.너무 걱정하지마."라며 나를 위로해주셨다.

맞아요.

나는 10초만에 금방 눈물을 닦았다.

다 잘될거야.


<2010.9.2>
원래 2010.9.2.목요일은...
우리"포유뮤직" 병원봉사 연주단이 대구음악제에서 연주하기로 되어있는 날이었다.
<피아노,바이올린,첼로,플룻 >멋지게 연주하고 싶었는데....
사람일은 정말 알 수가 없다고.연주할 그날에,난 건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게 되었다.

3개월전에 건국대병원장님으로부터 봉사연주에 대한 감사장을 받았었는데,유방암 명의를 수소문하니 그 병원장님이 유방암 명의셨다! 그 원장님 덕분에 수술을 잘 받았다.
상상해본적도.상상 할 수도 없는일이지만...
난 그 사실을 인정했고,슬퍼하지 않고, 원망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무서워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말기가 아니라...빨리 발견되게 해주셔서 감사했다.진심으로.감사!!!
난 겁많기로 소문난 사람인데...주사기 하나봐도..기절하는 스타일인데.눈물도 정말 많은데...
이상하게도.유방암이라고 진단받았을때 10초.
가슴한쪽 절제해야한다고 했을때 10초.
이렇게만 울고, 그 이외에는 평소와 같이 똑같이 밝았다.
나도 이런 내 자신이 좀 신기했다.
반드시 금방 나을거라는 믿음때문인것 같다.

드디어...오전 11시에 수술이 시작되었다.
수술전에 수술실 들어가기전 대기실에 누워있는데..주치의이신 건대병원장님 "백남선"원장님께서 나에게 오셨다.
"원장님~~~ 저 진짜 한쪽 가슴 다 떼어내야만 하나요? ...."
"(인자하게 웃으시며) 아니야~~~내가 최대한 살릴테니까 걱정마~~~괜찮을거야"
하시며 양손으로 어깨를 톡톡 건드리시고 가셨다.
정말 감사합니다.

차가운 병원 침대위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오분후 수술실에 들어갔다.
수술실에서 무섭지 않고 그렇게 편안할 수 있을까?
의사선생님들께서 친절하게 내 가슴을 디카로 찍으시고, 상의하시고, 나한테 설명해주시고.
마취선생님들께서 또 친절히 설명해주신다.
"병원장님~~~직접 수술해주시는거죠? "
"물론이지~~~! 성격좋아서 금방 나을거야!!!

다 잘될거니까 걱정마~~"
"네 감사해요

잘 부탁드려요~~~~"
"응~ 푹자!!!"

이렇게 대화를 마치고....
마취선생님께서 "자, 약 들어갑니다~~~~~~" 하셔서....

내 링겔을 보니...약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산소호흡기로 숨 다섯번 쉬었는데.....
헉...눈뜨니..회복실이다.진짜 신기했다.
아프진 않았고.추워서 말했더니. 이불안으로 따뜻한 바람...온풍기 바람을 넣어주셨다.
그렇게 20분정도 편하게 누워있다가 ...병실로 들어갔다.
두시쯤 병실로 들어서는데 (물론 들것에 실려서 ), 그때 마침 큰형부가 문병을 오셨다.
형부보자마자 누워있는 상태에서.
" 형부~~~회사 일찍 끝나셨어요? 식사하셨어요? "
이것저것 물으니까....수술하러 가냐고 물으신다.
지금 막 수술하고 오는거라니까...
형부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시다.
어쩜 이렇게 멀쩡하냐며~~~~ ^^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
간호사 세분이 놀라셨다. 역시 젊으니 다르다고.
물론 무통주사를 맞았지만....
어젠 무통주사 빼고 있었는데도 안아팠다.
그런데 간호사님께서 비싼건데 아까우니 계속 하라셔서 빼지 않았다.


<2010.9.10>
내 삶을 다시한번 돌아볼 기회를 주신거라 생각한다
제2의 인생...더욱 열심히 살아보기로 다짐한다.
수술후 가끔 욱신거리는거 빼고는.
평상시와 똑같이 건강하다.
압박브래지어를 한달동안 하고 있어야 해서..꽉 조이는게 답답하지만.그래도 이 정도 쯤이야~~
퇴원하면.
레슨 쉬고, 운동 많이 하고, 우리집 코앞 홍제천에서 산책 즐겁게, 자전거도 타고...

이번에 개봉한 내가 그토록 손꼽아 기다려온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다메 칸타빌레 영화보고, 당장 노다메 만화책 사고
식습관 신경써서 잘 먹고. 좋은것만 먹고.군것질 안하고.
연주회 계획세우고 그래야지.

항암이랑 방사선 다 끝나고 나면...
여행가고, 치료 잘끝낸 나에게 선물하고 , 피아노 연습 열심히 하고...
영어공부 열심히 하고...
항상 감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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