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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은 Oct 18. 2022

2.유방암 3기,수술을 하다.

암 극복일기 ep.2

<2010.9.11>
9월 2일에 수술 후.

압박브라와 피주머니때문에 불편하고 찌릿찌릿 거리고.
소독할때 너무 따끔하고.
보형물때문에 잘때 쬐끔 불편한것 빼고는.
아주 멀쩡했다.
수술후에 잠 잘자고,잘 먹고,잘쉬고.
아주 잘 지냈다.그러나 이후 힘들었다.
금요일날 피주머니를 차고 외출을 끊었다.

항암 시작하기 전에, 난자채취해서 보관해놓기 위해 서울대 산부인과를 가야해서이다.
그걸 밤 9시에 맞은 그 순간부터.

난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다.
계속 토할것 같고.
어지럽고.
그래서 계속 눈물 나고.
옆에 같이 입원해있는 항암치료 받는 아줌마께서 날 위로할 정도였으니.
항암할때 제일 괴로운게 구토증이라던데.
난 잘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토할것 같으면 토하면 되겠지 했는데.
이건 뭐..
1초도 안쉬고 구토증이 나는데.
정말 항구토제 먹고 하루만에 나은게 기적같다.
정말 건강이 최고구나.
그약은.
여성호르몬 주사.
고날- F.
산부인과에 물어보니...원래 그 약 부작용 심하지 않다던데.
그걸 다음주까지 매일 맞아야 한다는게 걱정이다

<9.15>
건대병원에서는 점심시간마다.
매일매일 아름다운 음악연주가 흐른다.

내가 항상 그 연주를 ,몇주전에는 내가 저기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음악으로 환우분들을 위로했었는데.

지금은 피주머니를 차고 링겔을 맞은 채,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음악이 어찌나 위로가 되는지.

나도 빨리 퇴원해서 간절히, 저기서  봉사연주 하고 싶다.
어제는 KBS 라디오 공개방송이라.

체리필터.신효범.개그맨 김기욱 출연하고,병원장님 광화문 연가 열창하셨다.

건국대병원은 정말 친절하고 이벤트도 많고 최고다.

매일 병원 칭찬엽서에 글 쓰느라 바빴다.감사하다.

<9.30>
지금의 나는.
전혀 유방암환자가 아니다.
이렇게 수술만으로 끝나는 거면 얼마나 좋을까.
17일만에 퇴원을 하였다.
피주머니는 퇴원하고도 일주일을 더 매달고 있었다. 압박브라는 25일만에...와우!
퇴원하고...그 며칠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호캉스,추석연휴, 23일 내 생일이라 몇번의 생일파티.
내가 유방암이라는 사실은 전혀 잊은채.
참..어제는 장미희 가발가게에 가서 108만원어치 샀다.
가발은 80만원.

그 외에 부분가발,앞머리,뒷머리 긴거...뒷머리 짧은거...
삭발도 거기서 하기로 했다.
모자 이쁜거 다음주에 많이 들어온다고 했으니...이쁜거 많이 사야지.
내일은 벌써 10월 1일...
10월 중순쯤에는 드디어 빨간약으로 항암을 시작한다.
AC  T 8 번의 항암 +  33 번의 방사선 치료 + 5년간의 호르몬 요법이 기다리고 있다.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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