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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훈 Nov 06. 2020

흑력을 충전하기 위해 가야 할 카페,  다스이스트프로밧

새까만 검은색의 대 환장 파티.

 필자는 블랙워터이슈의 에디터답게 블랙을 굉장히 좋아한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블랙 성애자가 바로 나다. '온 세상이 검은색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끔 하지만 '집에 있는 나의 최애템인 초록색 모자를 쓰려면 그래선 안 되지.'라고 합리화하며 현 생활에 대체로 만족하기로 한다. 암튼 이곳은 프로밧 로스터기를 수입하는 비엔케이로스터즈가 운영하는 카페 겸 쇼룸인 다스이스트프로밧(이하 프로밧)이다.


이곳이 다스이스트 프로밧임을 알려주는 검은 배경들.


 영어로 This is PROBAT이라는 뜻인 das ist PROBAT은 프로밧 출생지의 언어인 독일어라고 한다. 이름이 다소 생소하지만 멋지게 느껴지는 까닭은 아마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검은 후광 때문이 아닐까.

 일단, 합정과 상수 그 어디쯤인가를 걷다 보면 누군가가 프린터의 토너를 쏟아부은 것 처럼 검은 기운이 창궐한 곳이 등장한다. 블랙 성애자인 나는 자연스럽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니 정신 차려보니 이미 들어와 있었다는 게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머신부터 브루잉 도구까지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인 바에는 이리저리 바빠 보이지만 올블랙으로 차려입어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은 느낌의 멋진 직원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참고로 이곳에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꿀팁은 카메라 어플 내의 밝기를 최저로 내린 후 찍으면 훨씬 더 느낌 있게 나온다. 참고로 필자는 그냥 찍고 보정했다.


시원한 게 필요해 브루잉으로 케냐 아이스를 주문한 뒤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며 검은색의 무거움을 만끽했다. 사방이 온통 까맣게 물들어있다. 평소에도 대부분 까만 옷만 입고 다니는 필자는 이날도 올블랙으로 입었다. 그래서인지 커피도 마시기 전에 내가 프로밧인지 프로밧이 나인지 모르게 새까만 대 환장 파티가 열렸다. 일종의 흑력 충전이랄까.



 커피가 도착했다. 붉은색을 띠며 자신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색깔인 양 영롱하게 서 있던 녀석을 과감히 집어 들고는 정설처럼 내려오던 '여름엔 케냐 아이스!'를 외치며 한 입 삼켰다. 역시 옛말은 틀린 게 없이 무척이나 만족했던 커피였다. 모브닝의 노래<칵테일 얼음이 녹기 전에>에서 '너와 나만을 위한 칵테일 얼음이 녹기 전에 신나게 노래하고 춤을 춰.'라는 가사처럼 커피의 얼음이 녹기 전에 필자도 뭔가 승부를 봐야 할 것 같아 시원하게 들이켜 버렸다. 춤을 출 수는 없으니.
(*얼마 뒤 지인들과 함께 방문해 케냐 아이스를 시켜주었는데 필자가 매번 극찬하여 기대가 컸던 탓인지 아니면 하필 그날 빈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 건지 케냐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시원찮았다. 다른 커피는 반응 좋았다.)


 필자는 여전히 '블랙은 진리'를 외치고 있다.


사실 이곳 말고도 검은색을 메인 컬러로 잡은 좋은 곳들이 (*필자 주 : 검은색 많이 쓴 곳 = 좋은 곳) 너무나 많다. 앞으로도 간간이 카페 투어 콘텐츠를 업로드하겠지만, 필자의 글에서 심심찮게 까만 곳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브런치 작가 혹은 구독자 중 검은색을 좋아하는 흑돌이 흑순이가 있다면 정체를 숨기지 말고, 자신 있게 세상 앞에 나와 흑력을 충전할 수 있길 바란다.



※ 글, 사진 :  BW에디터지훈

Instagram : ljhoon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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