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훈련기 11. 제2의 놀림

나는 계속해서 놀림 받았다

by JINSOL

제 2의 놀림

중학교 이후로부터는 딱히 놀리는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우리들은 외모에 관심이 많이 생기는 사춘기를 맞이 했다.

여성과 남성의 모습이 점차 달라지고 외모에 관심을 가질 시기에 나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외모에 관심 있는 아이들은 틴트와 비비를 바르고 눈에 쌍꺼풀 테이프를 붙여댔다.

그러는 사이 나는 내가 유별나게 뚱뚱하고 못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나를 대놓고 놀리는 아이들은 없었지만 말이다.

누군가로부터 '돼지'라는 놀림을 듣지 않더라도 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외모를 가꿀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는 대충 몸에 맞는 헐렁하고 어두운 옷을 선택했다.

그러다 가끔씩 소풍날이 되거나 가족과 친척끼리 외출을 하게 될 때 나는 미칠것 같았다.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고 보기 싫었다. 점차 집 앞 수퍼에 나가는 것도 싫어졌다.

배달음식을 시켰을 때, 배달원이 찾아와 문을 두드리면 난 황급히 도망쳤다.

사람 앞에 나설 수가 없어서. 부끄러워서. 뚱뚱하고 못생긴 나를 보면 인상을 찌푸릴 것만 같았다.


'돼지야.'

나는 늘 놀림 당하고 있었다.


6살 때 나를 놀려댔던 아이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데.

그 아이들의 자리를 대신하며 나를 집요하게 놀리는 누군가가 있었다.


그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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